정이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캠프 제공, 유튜브 갈무리
정이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캠프 제공,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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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정이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피습 자작극’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정 전 후보의 짧았던 정치 인생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시장에 출마하며 “지루하고 똑같던 정치에서 벗어나겠다”던 정 전 후보는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한국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초유의 사건을 일으킨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1988년 부산에서 태어난 정 전 후보가 첫 정치 행보를 시작한 곳은 국민의힘이다. 정 전 후보는 한 시민단체 청년단장을 거쳐 2022년 9월부터 2024년 7월까지 부산이 지역구인 백종헌·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일했다. 이후 자리를 옮겨 지난해 6월까지 한덕수 전 국무총리 시절 국무총리비서실 사무관으로 일한 정 전 후보는 국민의힘이 아닌 개혁신당 대변인 자리를 택했다.

개혁신당을 택한 이유에 대해 정 전 후보는 지난해 12월 한 언론사 유튜브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당대표에서 축출되고 본인만의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는 모습들이 저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정말 살아가는 데 있어 정치의 롤모델로 삼았던 게 이 대표”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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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4월29일 부산 구포시장에서 목에 깁스를 하고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이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4월29일 부산 구포시장에서 목에 깁스를 하고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해당 인터뷰에서 정 전 후보는 당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한 전 총리를 두고 “인격적으로 정말 존경하는 분”이라며 “지금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계시지만 이게 다 끝나서 본인이 원래부터 추구하고자 하셨던 그런 편안한 삶을 다시금 얻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 신인’ 정 전 후보가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 건 선거 유세 중 한 남성이 던진 음료를 피하려다 다쳤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다. 정 전 후보는 4월27일 오전 8시5분께 부산 금정구 세정타워 근처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승용차 운전자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며 선거 유세를 하고 있었다. 당시 정 후보 쪽은 한 운전자가 차 안에 있던 음료수를 뿌리자 정 후보가 이를 피하려다 넘어져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당일 오후 2시20분께 해당 운전자인 30대 남성을 긴급체포했다. 이후 정 후보는 이 남성을 면회하고 선처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이틀 뒤인 29일 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선거운동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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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행보는 단식이었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방송 토론회에는 나갈 수 있지만 민간방송들이 주최하는 방송 토론회에는 자신이 제외된다는 점에 반발한 것이다. 5월8일 단식농성에 나선 정 전 후보는 일주일 만에 건강 악화로 단식을 중단했다.

방송 토론회에 나가선 ‘거짓말 탐지기’를 꺼내 들어 논란을 일으켰다. 5월26일 부산시선관위가 주최한 방송 토론회에 나간 정 전 후보는 생방송 중 갑자기 거짓말 탐지기를 꺼냈다. 정 전 후보는 “사비를 들여 직접 미국에서 공수해 왔다”고 밝히며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를 향해 “(통일교 관련) 본인에 대한 비리가 수사가 종결되고 끝났지만, 거짓말 탐지기를 통해 본인에 대한 의혹을 떨칠 수 있는 의향이 있는지 여쭙고 싶다”고 물었다. 다만 전 후보가 “지켜야 할 선은 지켜달라”고 말하며 거부해 실제 사용되진 않았다. 이를 두고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정 전 후보가 “‘자신의 ‘정치쇼’를 위해 민주주의 핵심 공론장을 희화화하고 훼손했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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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월27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정이한 당시 부산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정 예비후보와 함께 당 상징색인 주황색 페인트를 칠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월27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정이한 당시 부산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정 예비후보와 함께 당 상징색인 주황색 페인트를 칠하고 있다. 연합뉴스

3위로 낙선한 정 전 후보는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잊히는 듯 했던 정 전 후보는 ‘피습 자작극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주간조선은 17일 “부산금정경찰서가 정이한 후보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허위사실 공표,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경찰은 정 전 후보 피습 사건이 자작극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정 전 후보가 이미 당 온라인시스템을 이용해 탈당한 사실도 알려졌다. 개혁신당은 △당 자체 진상조사단 가동 △무관용 법적 대응 △영구 복당 금지 처분 등을 예고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하며 “당 자체 진상조사단을 가동해 드러나는 사실관계에 따라 정 전 후보에게 최고 강도의 민·형사상 책임을 엄정히 묻겠다”고 했다.

현재 정 전 후보의 페이스북에서는 어떠한 게시글도 찾아볼 수 없다. 18일 오후 기준 아직 열려 있는 인스타그램에는 지난 3일 쓴 글이 마지막으로 남아 있다. “여러분들의 보내주신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라며 ‘부산광역시장 후보 정이한, 젊은부산 청년시장’이라는 문구를 사진에 넣은 정 전 후보는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