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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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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이틀 앞(19일)으로 다가왔다. 후보자 지명 첫날부터 내란 옹호 전력이 도마에 오르고, 보좌진 폭언·갑질 의혹,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불법 금품수수 사건 무마를 위한 정치권 로비 의혹 등이 줄줄이 이어지지만, 이 후보자는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를 “개인 신상” 등을 이유로 상당 부분 거부하고 있다. 여권에서도 “자료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16일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국회 재정경재기획위원장은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며 청문회 개최 거부를 선언했다.

뒤에선 로또청약 수차례 지원

이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이다. 서울 서초구의 고가 아파트를 장남의 혼인 신고와 주소 이전을 미뤄 부양가족을 늘리는 방식으로 청약 점수를 높여 당첨돼 40억원이 넘는 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16일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이 후보자 쪽 청약 신청 내역을 보면, 이 후보자는 2024년 7월19일 모집 공고된 서울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에 청약을 넣어 당첨됐다. 이 후보자의 청약 점수는 74점으로 배우자와 아들 3명 등 부양가족 수 4명에 따른 가점 25점이 반영됐다. 그러나 이 후보자의 장남은 청약 신청 1년 전인 2023년 12월 결혼해 분가한 상태였지만, 혼인 신고를 하지 않고 전셋집으로 주소 이전도 하지 않은 채 이 후보자 부부의 세대원을 유지했다. 이어 이 후보자 장남은 청약 신청 마감 이틀 만인 2024년 7월31일 용산 전셋집으로 주소를 옮겼다. 부정 청약을 노리고 혼인 신고와 주소 이전을 미룬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그는 이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 질의 서면 답변에서 “국가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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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와 배우자는 이외에도 2024년 2월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청약에 각각 접수했고, 3개월 뒤인 5월에는 배우자가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에 청약했다. 해당 청약들은 계약 취소분으로, 시세 차익만 20억원에 이르러 ‘로또 청약’으로 불렸다. 그간 현금 부자들의 ‘로또 분양’을 공개 비판해온 이 후보자가 뒤에서 로또 청약에 나선 것이다.

배우자가 인천국제공항 개항 1년여 전 영종도 일대 토지를 매입하고 6년 뒤 한국토지공사에 매각해 20억원대의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도 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해당 토지는 한국토지공사와 인천광역도시개발공사가 협의 취득한 공공사업용 토지로 법과 절차에 따라 매각 금액이 결정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야권은 이 후보자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으로 인천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고속도로 예비 타당성 조사를 총괄하면서 얻은 개발 정보를 이용한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국세청, 국토교통부, 한국개발연구원, 한국부동산원 관계자 4명이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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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의혹엔 자료 거부

이 후보자는 자녀 관련 의혹에 대해 자료 제출을 대부분 거부했다. 장남이 쓴 박사 논문에 해당 분야 전문가인 아버지가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아빠 찬스' 의혹 등이 나왔는데, 이 후보자는 이와 관련한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개인의 신상과 관련된 개인정보”라며 “제출이 곤란하다”고 거부했다.

또 20∼30대인 이 후보자의 세 아들이 할머니로부터 비상장 주식을 증여받는 과정에서 고액의 증여세를 납부한 것을 두고 대납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후보자는 이와 관련한 납세 자료 요구도 “개인정보”라며 거부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장남이 후보자 명의의 세종시 전세 아파트를 사용해 불거진 편법 증여 논란에 대해서도 증빙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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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 장·차남이 20대 때인 2017년 자신의 할머니로부터 서울 마포구의 상가를 2억원에 매매한 자금 출처에 대해서도 “배우자가 증여한 현금, 비상장주식 배당금, 자녀 개인이 보유한 예·적금 및 본인 소득 등으로 자금을 조달했다”고만 밝혔다.

이 후보자의 부실한 자료 제출에 대해서는 여당에서도 지적이 나온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나와 “어젯밤(15일)까지 제가 제출된 자료를 확인해봤는데 현재로써는 좀 부실하다”며 “의혹을 받는 여러 문제가 제대로 소명이 안되면 있는 그대로 (부적격 의견을) 기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과거 금품수수 의혹 또 불거져

2017년 이 후보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당시 경찰 내사를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통해 무마하려 했다는 정황이 담긴 비망록이 나오면서다. 이 문건은 이 후보자가 직접 쓴 것으로 추정된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이 공개한 비망록을 보면, 2017년 9월19일 “채동욱 총장께 전화, 수임해야 일 할 수 있다. 할 수 없이 수임 싸인(7천/성공보수 5천/5천)”이라고 적혔고, 그 다음날 “채변이 윤장(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추정)과 통화했다 함”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천 의원은 이 후보자가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친분이 두터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변호사로 선임해 사건을 무마하려 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이 사건은 2019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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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후보자는 2017년 당시 의혹에 대해 “대가성이 없고 빚도 다 갚았다”고 해명했는데, 이에 배치되는 내용의 음성 녹음이 공개돼 ‘거짓 해명’ 논란도 제기된다. 이 후보자가 기부금을 낸 사업가에게 “제가 이걸 몇배라도 갚아드리고 싶은데 제가 사실 지금 그럴 도저히 형편이 좀 안 된다”는 내용이다. 이 후보자는 이런 의혹에 대해 지난 15일 “수사 의뢰하고 싶다.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사과에도…갑질 의혹 계속

이 후보자가 후보로 지명된 첫날부터 터져 나온 보좌진 갑질 의혹도 청문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앞서 언론을 통해 공개된 육성 녹음에서 이 후보자는 2017년 바른정당 의원 시절 인턴 직원에게 “대한민국 말 못 알아들어?”, “네 머리에는 그게 이해가 되니? 아이큐 한 자리야?”,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 등 폭언을 쏟아냈다. 이후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가 다른 직원에게 “그걸 지금까지 몰랐단 말이냐. 너 그렇게 똥오줌을 못 가리냐”고 고성을 지르는 음성 녹음을 추가 공개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가 12년 간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면서 함께 일한 보좌진이 87명으로, 그 중 57명이 1년 이상 근속하지 못하고 의원실을 떠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갑질의 여왕”(주진우 의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갑질 의혹에 대해 이 후보자는 “큰 상처를 받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변명의 여지 없이 깊이 반성하고 있다” 등 거듭 고개를 숙였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