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일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해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며 “상향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내 ‘조세 정상화 특위’ ‘코스피 5000 특위’를 중심으로 (정부 세제개편안을) 살피겠다. 당정 간 긴밀한 협의로 투자자 불신 해소에 주력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정부가 당정 협의 등을 거쳐 전날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강화하겠다고 공식화한 지 하루만에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김 원내대표의 이런 기류 변화는 현재 경제 수준에서 ‘10억원’을 대주주로 보고 과세하는 게 맞느냐고 당 안팎에서 이의 제기가 나오는데다, 주식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연말에 시장에 매도 물량이 쏟아져나와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5000 특위 소속 이소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주주 양도세는 연말에 불필요한 시장 왜곡을 발생시킨다는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고, 주식 10억원(보유자)을 대주주라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돈의 물꼬를 트겠다는 정부의 정책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같은 특위 소속인 박홍배 의원도 “이 의원의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며 “이 문제는 당내 공론화를 통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세수 효과도 별로 없는데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구태여 낮출 필요가 뭐냐”는 글을 올렸다. 이 최고위원은 “장기적으로는 주식 양도차익의 과세를 강화하는 데 찬성한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정책은 타이밍이 있다. 세율의 증감 자체로 인한 세수효과를 계산하는 것보다, 그 증감 결정이 주는 메시지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할 것인가를 제대로 예측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지금은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시장에 각인시키고 공고한 신뢰를 얻는 게 미미한 세수효과나 부자 과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과제”인데 “(양도소득세 대상 확대로) 충돌하는 시그널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낮춘 것은 세제 정상화 차원”이라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입법 과정에서 국회와도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6.03포인트(3.88%) 하락한 3119.4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32.45포인트(4.03%) 내린 772.79로 마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 지난 4월7일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