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이 대통령이 오는 29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기존 외교 공식을 벗어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략적 계산’에 따른 깜짝회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22일 “북미간 공식대화는 없는 게 맞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주한 미대사관도 과거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면 김정은 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이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을 관할하는 유엔사가 아펙 정상회의 기간인 오는 27일부터 11월1일까지 공동경비구역(JSA)의 특별 견학을 중단한 것도 이런 이유다.
한국과 미국이 북-미 깜짝 회동을 대비하는 데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예측 불가능’한 외교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6월30일 판문점서 성사된 북-미 정상회담이 대표적이다. 당시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6월29일 한국에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김 위원장과 비무장지대(DMZ)에서 인사라도 할 수 있을까”라는 글을 올렸고, 김 위원장이 이에 호응하면서 둘은 30여 시간이 지나 판문점에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한 올해에도 김 위원장을 연내에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계속해서 표현하고 있다.
관건은 북한의 호응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추억”을 언급하는 등 미국과의 대화에 열린 태도를 보였다. 2019년과 비교하면 북미 대화가 덜 간절할 수 있지만 여전히 필요한 이벤트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와 주고받을 게 없고 다시 중국만 바라봐야 하는 불안정한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북한은 파키스탄처럼 사실상 핵보유를 인정받고 미국과의 외교 관계를 맺기 위해, 이번 아펙 회의를 북미 대화의 기회로 잡고 싶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펙 정상회의를 일주일여 앞둔 이날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북-미 대화 가능성을 낮추는 신호이지만, 수위 조절을 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 5개월 만에 황해도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 발을 쐈다. 비행거리 최대 1000㎞로 한국을 겨냥한 무기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북미 대화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마이웨이 하겠다’, ‘핵무기 능력 과시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며 “트럼프가 대화 의지가 있어도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과의 회동을 추진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을 거부하려 했다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게 아니라, 김여정을 통해 비난 담화를 발표했을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열어놓기 위해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