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이 이재명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유사사학으로 분류되는 ‘환단고기’를 언급한 것에 대해 14일 언론공지를 통해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 있었던 대통령의 환단고기 관련 발언은 이 주장에 동의하거나 이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12일 교육부 업무보고를 받으며 동북아역사재단 박지향 이사장에게 “환단고기를 연구하는 사람들을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른다. 동북아역사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하느냐”,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니냐”고 말해 논란이 벌어졌다. 이에 박 이사장은 “재야 사학자들 이야기인 것 같은데, 그분들보다는 전문연구자들의 이론과 주장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저희는 전문연구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역사를 어떤 시각에서, 어떤 입장에서 볼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입창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이 역사 학계에서 조작된 위서라는 평가를 받는 ‘환단고기’를 옹호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환단고기는 단군 고조선 시대를 다룬 책으로 1911년 계연수라는 인물이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학계는 ‘위서’로 보지만, 일부에서는 실제 역사로 보고 연구하는 이들이 있다.
이에 대해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환단고기 언급’에 대해 “벌어지고 있는 논란이 있다면 짚고 넘어가야 하며, 역사를 연구하는 곳은 자신의 입장이 있어야 맞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친일 협력에 대한 평가나 위안부 문제, 독도 영유권 주장 등과 관련해 어떤 문헌과 전문 연구에 근거해 그런 주장이 나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역사관을 어떤 시각과 입장에서 연구·수립하고 있는지, 제대로 된 역사관이 확립돼 있는지를 묻는 말이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임명된 박지향 이사장이 뉴라이트 색채를 가진 만큼, 이 대통령이 환단고기와 뉴라이트 역사학을 비슷한 수준의 유사 역사학으로 보고 ‘친일 역사관’을 비판하려는 취지로 '환단고기'를 인용했다는 뜻이다. 박 이사장은 지난 2019년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친일파) 윤치호는 ‘그 사람은 그 방식으로 애국을 해라, 나는 내 방식으로 애국을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발언하는 등 뉴라이트적 역사관으로 임명 당시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12일 이 대통령이 박 이사장과 나눈 발언만 보면, 이런 속뜻을 유추하기 쉽지 않다. 이 대통령이 박 이사장의 이력이나 친일 역사관 등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이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언급한 배경을 다시 한 번 묻자 김 대변인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논란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고, 특히 역사관을 연구하는 곳이라면 거기에 대한 명확한 자신들의 입장이 있어야지 맞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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