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가 열렸던 2023년 8월4일 참가자들이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장 수돗가에서 물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가 열렸던 2023년 8월4일 참가자들이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장 수돗가에서 물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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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재작년 8월 전북 부안군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총체적 부실”이라는 감사 결과를 내놨다. 주관기관들이 대회 유치부터 개최·사후 처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기본적인 행정 기능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감독기관인 여성가족부는 허위보고까지 했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10일 이런 내용의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추진실태’ 특정사안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잼버리는 먼저 부지 선정 단계부터 문제가 있었다. 보고서를 보면, 담당 공무원은 부지를 선정하면서 야영에 적합한 부지 조건에 대해 특별한 기준 없이 ‘가족이랑 캠핑 다녀보면 알 수 있는 정도 수준’이라고 하거나 ‘일반적인 땅처럼 보이면 텐트 칠 수 있을 정도"라고 진술하는 등 대규모 야영에 적합한 부지인지 여부를 검토하는 데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북도는 해당 부지가 야영에 적합한 부지인지, 언제까지 조성이 가능한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유치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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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집행과 계약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감사원은 비상대피 수송계약과 관련해 “업체로부터 이미 제출받은 견적서의 금액을 업체가 실제 요구하는 금액 수준에 맞춰 주기 위해 높게 변경 기재하는 등 계약 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한 사례 등이 다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공무원 국외출장이 행사 목적과 무관하거나 불필요하게 진행된 정황도 확인됐다.

반면, 책임 구조는 허술했다. 조직위원회는 당시 김현숙 여가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갑),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5명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됐다. 실무는 사무국이 맡았지만, 권한과 책임이 분산된 구조 속에서 의사 결정은 느렸고, 위기 대응은 사실상 마비됐다. 감사원은 세계스카우트연맹 보고서를 인용해 “5인의 공동위원장 체제는 비효율적이며 책임을 묻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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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허위보고도 있었다. 조직위는 여가부에 시설 설치 일정을 실제보다 빠르게 보고하거나 설치가 완료된 것처럼 허위 보고해 정부가 보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원인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김현숙 당시 여가부 장관은 조직위에서 화장실·샤워장 미설치 사실을 보고받고, 현장 점검에서 의료·사무기기 등의 시설 설치가 완료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시설 설치가 완료됐다”고 허위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 때문에 정부 차원의 보완 대책을 마련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상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감사원은 잼버리 부실 사태의 위법·부당 행위로 연루된 전·현직 공무원과 민간업자 15명을 해당 기관에 징계 요구, 인사 자료 통보, 수사 요청, 수사 참고 자료송부 처분했다. 이 가운데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거나 수사 참고 자료를 송부한 관련자는 각각 4명, 2명이다. 감사원은 또 업무를 부실하게 처리한 여가부와 전북도에는 기관 차원의 주의를 요구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