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가 지난 6월2일 밤 9시께 경기도 파주시에서 전단을 매단 라텍스 풍선을 날리고 있다.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제공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가 지난 6월2일 밤 9시께 경기도 파주시에서 전단을 매단 라텍스 풍선을 날리고 있다.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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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직할부대인 국군심리전단이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12·3 비상계엄 직전까지 대북 전단을 직접 살포했다고, 이 작전에 참여했던 장병이 증언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지난해 5월 탈북민 단체의 무분별한 전단 살포를 통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던 남북 간의 ‘대북 전단-오물 풍선’ 공방의 배후에서 군이 치밀하고 광범위한 비밀 작전을 벌이고 있었던 게 된다. 이 갈등을 계기로 한동안 중단됐던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고, 9·19 군사합의가 폐기되는 등 남북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다. 급기야 비상계엄의 ‘결정적 명분’을 만들기 위한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까지 시도됐다. 북을 자극해 군사도발을 이끌어내려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획이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더 이른 시기에 더 광범위하게 진행됐을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의혹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1일 한겨레 보도를 보면, 2023~2024년 국군심리전단에서 복무한 ㄱ씨는 2023년 10월 중순 부대원들과 함께 대북 전단을 담은 대형 풍선 10여개를 처음 북으로 날려 보낸 것을 시작으로, 2024년 11월까지 1년 남짓 동안 두달에 한두번 100여개의 풍선에 각각 10㎏ 정도의 전단을 매달아 북에 날려 보냈다고 증언했다. 작전이 시작된 것은 헌법재판소가 2023년 9월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에 위헌 결정을 내린 직후였다.

ㄱ씨에 따르면, 심리전단은 군사지도에 북한의 군사기지, 공항, 주요 도시 좌표를 그려놓고 풍향·풍속 등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가장 적합한 지점으로 풍선을 날렸다. 심지어 군의 움직임이 드러나지 않도록 민간단체가 대북 전단을 날려 보내는 날을 잡아 작전을 수행했고, 그가 속한 부대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중·서부 전선 일대에서 같은 일을 벌였다고 한다. ㄱ씨는 “국군심리전단의 대북 전단 살포가 비상계엄을 노린 의도된 도발이었다는 게 계속 드러나면서 제가 숨기고 있을 이유가 전혀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증언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지금까지 윤 전 대통령의 외환 의혹을 수사해온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0~11월께 이뤄진 평양 무인기 침투에 수사의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군이 그 이전부터 더 광범위하게 움직였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새 증언이 나온 만큼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수사가 불가피해졌다. 군의 존재 이유를 배반하고 국가와 국민에 위해를 가하려 한 이들을 이대로 군 조직에 남겨둘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