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세법개정안이 지난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에 부의됐다. 법인세를 1%포인트 올리는 한편,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최고세율 구간(세율 30%)을 신설하기로 했다. 상속세 완화 방안은 논의를 내년으로 미뤘다. 법인세 인상과 상속세 완화 보류는 세수 확보와 불평등 완화라는 조세정책의 당면 과제에 비춰볼 때 다행스러운 결정이다. 하지만 주로 최상위 자산 계층에 혜택이 돌아가는 주식 관련 세제개편은 조세 정의를 되레 후퇴시키는 결정이다.
이번 세법개정안은 이재명 정부의 첫 조세정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애초 정부안은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를 일부나마 정상화하기로 해 평가를 받을 만한 대목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논의를 거치며 결과적으로 주요 세목 중 법인세 인상만 유지되고 주식 관련 세제는 모두 후퇴하고 말았다.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은 정부가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으나 여당과의 논의 과정에서 현행 유지로 일찌감치 후퇴했다. 마지막까지 쟁점이 된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새로 도입하며 최고세율 구간(배당소득 연 50억원 이상)에 30%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최고세율을 45%에서 35%로 낮추자는 정부안과 25%까지 낮추자는 여당안 사이에서 타협한 것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개편에 따른 세수 감소는 연 3800억원가량 되는데, 그 혜택은 대부분 ‘주식 부자’들에게 돌아간다. 배당소득은 최상위 0.1%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 가져간다. 반면에 증권거래세는 내년부터 0.05%포인트 오른다. 도입이 예정됐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폐기되면서 ‘세수 확보’ 차원에서 거래세를 다시 올리는 것이다. 연 5천만원 이상 차익을 남기는 투자자에게만 매기는 금투세와 달리, 증권거래세는 수익을 내든 손실을 보든 모든 투자자가 내야 해 역진성이 강하다.
정부 여당이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키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자본시장이 활성화되면 가계의 자산 형성 기회가 확대되고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 개선으로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부의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부의 재분배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야 할 조세정책이 이렇게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복잡하게 꼬여 있는 과세 구조를 단순화하고, 조세 형평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주식 관련 세제를 개편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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