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대학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학생들의 대규모 부정행위가 적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자칫 학습윤리가 무너질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그간 대학 교육에서 인공지능 활용을 위한 구체적 지침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시대의 인재 양성을 강조했던 것인가.
최근 연세대는 ‘자연어 처리와 챗지피티’라는 교양 과목 중간고사에서 대규모 부정행위를 적발했다. 수강생 600명의 대규모 비대면 강의로 시험도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각자 시험 보는 장면을 영상으로 제출하도록 했는데 인공지능을 활용한 부정행위가 드러난 것이다. 이번 사태는 ‘자수하지 않으면 유기정학을 추진한다’는 담당 교수의 엄포로 알려졌다. 고려대에서도 1400명이 비대면으로 수강하는 과목에서 일부 학생들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답안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의 경우, ‘통계학 실험’ 중간고사에서 다수 학생의 답안에서 인공지능으로 작성된 코딩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정행위에 가담한 학생들에 일차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지만 그간 인공지능 활용에 관한 지침이 사실상 부재했던 것은 아닌지 대학들도 돌아봐야 한다. 2022년 말 생성형 인공지능인 챗지피티 출시 이후 이런 사태는 충분히 예견됐다. 챗지피티 열풍이 가장 빠르게 번진 곳이 바로 학교였기 때문이다. 과제와 평가를 인공지능을 통해 손쉽게 해결하려는 학생들이 늘면서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은 교육 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곳곳에서 나왔다.
그런데도 일선 교육기관은 그간 어떤 대비를 해온 것인지 묻고 싶다. 대학교육협의회 조사를 보면, 전국 131개 대학 중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적용·채택한 곳은 30곳(22.9%)에 불과하다. 그나마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대학들도 부실한 수준이라고 한다. 연세대의 경우도 구체적 원칙과 기준 없이 담당 교수에게 맡기는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 ‘교수자의 지침을 숙지해야 한다’는 식이다. 제대로 된 대비도 없는 상황에서 시험마저 비대면으로 치르다 보니 부정행위에 대한 통제력이 떨어진 것이다. 대학뿐 아니라 초중고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 차원에서 인공지능 활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적극 제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른바 ‘인공지능 세대’를 고려한 강의·평가 방식의 개선까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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