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회에서 첫 시정연설을 하고 30조5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에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 말대로 “경제는 타이밍”이다. 여야는 재정 투입이 적시에 이뤄져 민생경제에 숨구멍이 될 수 있도록 힘 모으기 바란다.
이 대통령은 취임 22일 만에 이뤄진 시정연설에서 내수 부진, 수출 둔화, 4분기 연속 0%대 경제성장률, 자영업자 폐업 증가, 미국발 관세 충격 등 나라 안팎의 위기 상황을 언급하고, “추경안은 경제 위기 가뭄 해소를 위한 마중물이자, 경제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추경 편성’과 ‘속도감 있는 집행’”을 강조했다.
이번 추경안에는 소비진작 예산 11조3천억원을 비롯해, 투자촉진 예산 3조9천억원, 민생안정 예산 5조원이 담겨 있다. 전 국민 1인당 15만~52만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 추가 확대, 철도·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조기 투자,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의 7년 이상 연체된 5천만원 이하 채무 정리 등이 여기 포함된다. 정부는 또 세수 결손을 고려해 10조3천억원 규모의 세입경정을 추경안에 반영함으로써 재정 정상화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을 지목하며 ‘포퓰리즘 추경’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민생의 어려움과 추경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추경안 심의에 착수해 미진한 대목을 보완하고 신속히 통과시키는 게 책임 있는 야당의 자세일 것이다.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정치 복원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 선서 직후 국회에서 6개 정당 대표와 ‘비빔밥 오찬’을 했고, 22일에는 대통령 관저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를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데 이어, 이날 국회를 찾아 여야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여야 대치를 핑계로 지난해 9월 22대 국회 개원식에도 불참하고, 11월 예산안 시정연설도 국무총리에게 대독시켰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확연히 대조되는 행보다. 지난 3년 동안 망가진 정치를 되살리는 노력이 대통령과 여당, 야당 사이에 꾸준히 이어지기를 바란다. 여야는 김민석 총리 인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재배분을 놓고도 맞서고 있다. 지금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여야가 서둘러 이들 사안을 매듭짓고 경제·안보 위기 대처에 협력하는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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