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야권이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에 반대하는 당론을 확정했다. 한동훈 대표는 비상계엄이 위헌적이라면서도 오는 7일 국회 표결에서 윤 대통령 탄핵은 막겠다고 했다. 국민을 대리한다는 이들이 주권자에게 총부리를 겨눈 대통령을 비호하는 행태가 개탄스럽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은 또 한번의 역사적 비극을 반복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의원 108명의 총의를 모아 반드시 부결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국민 여러분에게 깊이 사과 말씀드린다”면서도 “민주당의 전방위적 탄핵 남발은 국론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대한민국 기능을 마비시키는 삼권분립 위반”이라고 했다. 반헌법적 폭거를 자행한 윤 대통령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는 대신 또다시 야당 탓을 한다. 탄핵은 비극이고, 계엄 선포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인가.
더욱 납득되지 않는 건 한 대표의 앞뒤 안 맞는 대응이다. 그는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요건에 맞지 않는 위법한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라고 했고, 이날도 “대통령의 인식은 국민의 인식과 큰 차이가 있어 공감하기 어려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선 “이번 탄핵은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계엄 선포는 위헌이지만, 탄핵은 안 된다’는 것이다. 헌정 질서를 파괴한 권력자를 그냥 두고 보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 대표의 이런 미온적 태도는 또다시 ‘탄핵 대통령’이 나올 경우 보수 진영 자체가 궤멸할 것이라는 공포와 맥을 같이한다. 특히 당 안팎에선 조기 대선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정권을 ‘헌납’하는 건 막아야 한다’는 강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한 대표가 대통령 탄핵 대신 윤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는 것도 정권은 유지하되, 대통령과의 ‘선 긋기’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얕은 수가 통하리라 보는가. 윤 대통령을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시민들이 또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한 대표가 항상 강조해온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할 때다. 한 대표는 계엄 철회에 큰 역할을 하고서 지금은 스스로 그 공을 다 뒤엎고, 또다시 ‘대통령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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