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골프 치는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가 경호처 직원한테 촬영을 제지당하고 휴대전화도 빼앗기는 일이 벌어졌다. 이 기자는 경찰에 넘겨져 조사까지 받았다. 개방된 장소에서 대통령의 모습을 취재하는 것조차 강압적으로 통제한다니 다시 박정희·전두환 시절로 돌아간 것인가.
시비에스(CBS)는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군 골프장인 태릉체력단련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시비에스는 기사에서 취재 당시 대통령 경호처 소속 직원이 “경호상의 이유로 취재를 중단해달라”고 공식 요청해 취재를 중단했다고도 밝혔다. 그런데 당시 상황은 이 정도로 그친 게 아니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시비에스지부가 15일 낸 성명을 보면, 당시 7~8명의 남성이 신분과 소속도 밝히지 않은 채 취재진의 촬영을 제지했고 휴대전화도 빼앗았다고 한다. 취재기자가 신분을 밝히고 항의했지만, 경호처 직원들은 관련 정보를 어디서 얻었는지 캐묻다가 경찰에 넘겨 조사받게끔 했다는 것이다. 경호처 관계자는 “당시 조처는 적법한 경호안전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취재가 이뤄지던 곳은 골프장 앞 공개된 장소였다. 당시에도 단풍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이 통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개방된 장소에 대통령이 나타나는 것도 취재할 수 없단 말인가. 언론은 오로지 대통령실이 제공하는 것만 받아 적으란 말인가. 언론이 권력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것은 책무이자 민주 국가의 상식이다. 국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언론을 통제할 게 아니라 그런 행동을 삼가는 게 맞다.
윤 대통령은 7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이틀 뒤 골프를 쳤다. 진정성 없는 사과에 국민은 분통을 터뜨리는 와중에 한가하게 골프를 즐긴 것이다. 북한이 우리 무인기의 평양 상공 침투를 주장하며 긴장을 고조시킨 다음날인 10월12일에도 윤 대통령은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골프를 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골프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또 군사 대비태세를 하고 군에선 골프를 금지했던 기간에 군 최고통수권자는 골프를 치는 것을 알게 된 군은 어떤 생각을 갖겠는가.
더욱이 대통령실은 10일 “윤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를 위해 최근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을 예측하고 미리 골프채를 잡았단 말인가. 부적절한 골프, 거짓 해명, 취재 통제, 처음부터 끝까지 낯부끄러운 일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