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정책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뱅크가 출시된 2021년 7월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은행권의 정책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뱅크가 출시된 2021년 7월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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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서민금융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정작 수혜자들에게 돌아가는 대출금액은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는 저소득·저신용 계층은 정책서민금융마저 이용하지 못하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긴급한 생계자금이 필요한 취약계층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정부는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

16일치 한겨레 보도를 보면, 대표적인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의 건당 대출금액은 3년째 줄어들고 있다. 근로자햇살론의 경우 건당 대출금액이 2022년 1223만원에서 올해(1~8월) 776만원으로 37% 감소했다. 햇살론뱅크의 건당 대출액도 같은 기간 1373만원에서 697만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대출 수요자는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햇살론 공급목표액이 줄어든 탓이 크다. 햇살론 공급목표액은 2022년 5조2천억원에서 지난해 4조7천억원, 올해 4조1천억원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2022~2023년에 공급목표를 크게 늘려 잡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는 내수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서민금융 수요가 여전히 많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또한 보증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이 빚을 대신 갚아주는 대위변제율이 치솟자 심사기준을 강화한 탓도 적지 않다고 한다. 대위변제는 증가하는데 보증 재원은 한정돼 있어 심사를 더 엄격하게 한다는 얘기다. 벼랑 끝에 내몰린 취약 차주들의 현실을 외면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그동안 말로는 서민금융을 확대하고 이를 위한 추가 재원도 확보하겠다고 밝혀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024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통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담 완화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올해 8월 “(안정적인) 정책서민금융 공급을 위한 재원 확보 노력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부가 금융권의 서민금융진흥원 출연요율을 올리는 등 재원 확보 노력을 한 점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올해 들어 불법 사금융 피해 상담 건수와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신청 건수가 증가하는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서민금융 수요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금융권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해서라도 재정을 추가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