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23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을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 회부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무혐의’로 결론을 내리자, 검찰 외부 전문가들에게 수사 결론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 의견을 묻기로 한 것이다. ‘친윤’ 이창수 지검장이 지휘한 이번 수사가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주고 마무리되리라는 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검사들이 ‘검찰총장 패싱’ 논란까지 자초하며 대통령 경호처로 찾아가 비공개 ‘출장 조사’를 벌였으니 ‘성역 없는 수사’는 애시당초 공염불에 불과했다고 봐야 한다. 권력에 굴종하는 검찰의 굽은 잣대를 수심위가 바로잡기 바란다.
이 총장은 지난 5월 초,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전담수사팀을 꾸려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서울중앙지검에 지시했다. 그러자 법무부는 며칠 뒤 서울중앙지검 수사라인을 죄다 교체하는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김 여사 수사를 두고 정권과의 갈등설이 돌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좌천성 승진’을 했고, 그 자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이창수 지검장이 임명됐다. 수사하지 말라는 신호를 노골적으로 준 거나 다름없다. 가뜩이나 ‘살아 있는 권력’에 취약한 검찰이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수사를 했을 리는 만무하다.
검찰은 예상대로 김 여사에게 완벽하게 면죄부를 헌납했다. 명품 가방 등 최재영 목사가 건넨 500만원이 넘는 금품은 `감사 표시'로 의미가 축소됐다. 최 목사가 금품 전달 전후로 김 여사에게 여러 건의 청탁을 했다고 증언했지만, 검찰은 대통령 직무와 관련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직무와 관련성이 없으니 대통령의 신고 의무도 사라졌다. 적극적으로 수사하면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적용도 가능하다는 법조계의 의견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이제 공직자의 배우자들은 금품을 자유롭게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이야기가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수심위는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 대검찰청에 설치된 기구다. 이번 검찰 수사가 절차와 결과 모든 면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정치에 예속된 검찰의 면죄부 논리에 구애받지 말고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검찰에 묻고 따져야 한다. 수심위마저 검찰의 봐주기 수사를 정당화하는 요식 절차로 끝난다면 ‘김건희 특검’ 도입의 당위성만 더욱 높이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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