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내리는 날

까까머리 플라스틱 배꼽인형 들쳐 업어요
깍정이에 밭고랑흙밥 담아
돌콩자반에 동백꽃잎반찬 썰어
나무빨래판상에 밥상 차려요
토방안방에 인형 뉘이고
밥상에 마주앉아
나뭇가지젓가락으로
먹여주어요
옥수수가루처럼 흩날리는 겨울 햇살
담벼락에 쏟아지는 날
흙물숭늉 훌훌 불며 마셔요

댓돌 위에 당신과 내 신발 나란히 놓여 있고

-시집 <물구나무>(북인)에서

백미아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성장했다.
기전여대 유아교육학과와 한국방송통신대학 국문과를 졸업했다.
2005년 <시와 반시>를 통해 등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