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칼럼에 대한 독자들의 반론에 답함.)
나는 ‘단계적 일상 회복’과 ‘위드 코로나’ 중에서 뭐가 더 좋은지를 묻지 않았다. 뭐가 더 친숙하냐고 물었다. 취향이 아니라 말의 습관을 물었다. 취향도 습관에서 나온다. 다만, 취향이나 호불호가 결과라면, 습관은 과정에 주목한다.
중국에는 ‘코로나’가 없다. ‘코로나’의 공식명칭은 ‘신형관상병독폐렴’(新型冠状病毒肺炎), 줄여서 ‘신관폐렴’, 더 줄여 ‘신관’이다. ‘위드 코로나’도 ‘여신관병독공존’(与新冠病毒共存), 줄여서 ‘여신관공존’(与新冠共存)이다. 코로나와 공존하기. 아름답도다, 중국어.
우리는 왜 ‘코로나와 함께 살기’가 아니었을까? 범인 찾듯 ‘얼빠진’ 전문가나 정부 당국, 언론을 ‘잡아 족치는’ 게 편한 일이겠지만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 않겠나. 정치체제나 언어정책, 외국어를 대하는 언어공동체의 문화나 감수성, 언어와 문자의 차이 같은 것들.
최대한 많은 사람이 내 말을 알아듣게 써야 한다. 문제는 이 당연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왔느냐다. 보통은 이랬다. 누군가 새로운 문물이나 현상을 소개하며 외국어를 그대로 쓴다. 언론에서는 그걸 그대로 쓴다. 정부 당국자들도 그걸 그대로 쓴다. 널리 퍼진다. 한글단체나 국립국어원에서 어렵다며 대체어를 제안한다. 안 바뀐다. 개탄한다.
비 그친 뒤 우산 펴기, 뒷북치기. 이미 퍼졌으면 낙장불입이다. ‘위드 코로나’도 ‘이른바’라는 말로 강등되었지만 계속 쓰이리라. 그럼 쉬운 말 쓰기는 어떻게 가능할까? 찜질방에서 옷 갈아입히듯이, 중국처럼 아예 길목을 지켜 서서 말 고치기를 해볼 텐가?
김진해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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