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일본 도쿄에서 한 유권자가 ‘일본 열도를 강하고 풍요롭게’라고 적힌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홍보물을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7일 일본 도쿄에서 한 유권자가 ‘일본 열도를 강하고 풍요롭게’라고 적힌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홍보물을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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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정치생명을 내걸고 치른 ‘36년 만의 겨울 중의원 총선거’ 승부수는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폭설·강추위 여파에 따른 투표율 하락이 자민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미 불붙은 ‘다카이치 열풍’을 멈추지 못했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연립여당은 이날 자정 개표 기준으로 중의원 전체 465석 가운데 3분의 2인 310석 이상을 얻었다. 다카이치 총리가 자신의 퇴진 여부 및 승패 기준으로 꼽은 ‘연립여당(자민당-일본유신회) 과반 의석(233석) 확보 목표’를 아득히 뛰어넘는 수치다.

자민당의 최대 승리 요인은 단연 ‘다카이치 총리’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해 10월 총리에 오를 때만 해도 ‘단명 총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당시 자민당은 소수 여당으로 힘겹게 정국을 운영하고 있었고 다카이치 총리의 강경 우파 성향에 반발해, 공명당이 26년 만에 자민당과의 연립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그의 총리 취임 뒤 보수적 정책이 호응을 얻어 내각 지지율이 60~70%대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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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바뀌자 다카이치 총리는 ‘여소야대’ 판을 뒤집기 위해 지난달 23일 중의원 조기해산을 단행했다. 해산 뒤 16일 만에 투표를 했는데, 일본 2차대전 패전 후 처음인 최단기 총선이다. 겨울인 2월에 열리는 중의원 선거도 1990년 이후 처음으로, 투표일인 8일 오전 도쿄도, 지바·아오모리·도치기·도야마·효고현, 교토부에 대설경보가 내려졌다.

자민당은 이례적 중의원 선거 기간 내내 “총리 인기에 완전히 의존하는 선거 관철”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자민당 후보들은 “총리와 함께 일을 하게 해달라”는 말을 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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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 인기 바탕에는 “강한 일본”을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그의 보수적 성향이 우선 꼽힌다. ‘3대 안보 문서 (연내) 개정을 통한 군사력 강화’, ‘자위대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헌법 개정’, ‘스파이 방지법 제정을 비롯한 외국인 (규제) 정책 강화’ 등이 보수 우파 성향 유권자 결집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사태 자위대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최악으로 악화됐지만, 일본 내 보수층에는 오히려 지지율 상승 요인이 됐다. 그는 투표 전날인 7일 도쿄에서 한 연설에서 “종합적 국력은 외교력, 방위력, 경제력, 기술력이다. 이 모든 것을 움직이는 것은 인재력이다”라고 국력을 강조했다.

여당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던 민생 문제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이란 구호 아래 확장 재정을 약속해 젊은 유권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고시 전에는 식료품 소비세(부가가치세)를 2년간 없애는 것이 “자신의 비원(비장한 염원이나 소원)”이라고까지도 말했다. 그러나 자민당 승리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쏟아진 뒤인 선거운동 기간에는 다카이치 총리는 이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 소비세율은 현재 1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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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의 총선 승리로 자민당 내에서도 손꼽히는 강경 우파인 그의 우파적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얼어붙은 중-일 관계는 당분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의 우파적 정책에 가속도가 붙으면 한-일 관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