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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일본 요코스카 주일 미군 해군기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28일 일본 요코스카 주일 미군 해군기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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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양국이 지난 28일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일본 기업들의 대미 투자 계획 공동 문서’에 서로 다른 내용을 발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뒤 ‘미·일간 투자에 관한 공동 팩트시트’라는 이름으로 된 문서를 공개했다. 이 문서에는 일본 기업 8곳이 향후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의 사업 등을 비롯해 인공지능(AI)용 전력원 개발, 인공지능 기반 시설 강화, 희토류 및 중요 광물 분야에 4천억달러(587조원) 상당 투자를 조율하고 있다는 계획이 에이(A)4 용지 3장 분량에 열거됐다.

이날 팩트시트(개요서)에 정리된 것만 크게 4개 분야, 21개 사업에 4천억달러(574조원) 규모다. 지난달 최종 확정된 미·일 관세 협상이 타결된 가운데 일본이 약속한 5500억달러(782조원) 대미 투자에 참여 뜻을 가진 기업과 주요 사업을 양국 협의하에 정리한 것이다. 투자처 결정권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난 것은 아니지만, ‘공동 문서’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만큼 미·일 정부가 함께 검토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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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 백악관은 이 공동 문서와 내용이 조금 다른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서 이끌어낸 수십억달러 투자 팩트시트’라는 문서를 같은날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문서를 보면 ‘도요타자동차가 미국에서 제조한 차량을 일본으로 ‘역수입’하고, (일본 내) 유통망을 미국 자동차 제조사에도 개방한다’, ‘도쿄가스와 (일본 최대 전력회사인인) 제라(JERA)가 알래스카주에서 개발 예정인 액화천연가스(LNG)구매 의향서를 체결해 수출 가능분의 10%를 일본 기업이 구매한다’는 등 내용이 담겼다. 또 ‘제라가 미국 루이지애나주 셰일 가스 개발에 15억달러(2조1천억원) 투자’, ‘일본 도호쿠전력이 1억달러 넘는 미국산 석탄 구매 계약을 다년에 걸쳐 체결한다'는 등의 내용도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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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내용은 일본 쪽 ‘공동 문서’에는 담기지 않은 것들이다. 일본 쪽 문서에서 “도시바나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대기업이 참여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게, 미국 문서에는 “일본 기업이 투자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혀 다른 뉘앙스로 적힌 것들도 있었다. 아사히신문은 “(백악관이 발표한) 문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 제조업 강화 등을 위한 구체적 사업 내용과 투자액이 열거됐지만, 일본 쪽 공식 문서와 맞지 않는 내용도 여럿”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어떻게 (백악관이) 숫자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서가 아닌 만큼, 성과를 부풀려 홍보해온 ‘트럼프식 과장’을 하려는 의도라는 풀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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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아사히신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을 통해 미국의 이익을 키웠다는 점을 자국에 홍보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전형적인 트럼프식이지만 실질적인 보장이 되지는 않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