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모스크바 인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테러 공격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들이 놓여 있다. 타스 연합뉴스
지난 24일 모스크바 인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테러 공격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들이 놓여 있다. 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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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137명의 희생자를 낸 ‘모스크바 테러’와 관련해 러시아 연방보안국장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서방 국가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26일(현지시각)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이 이번 테러를 준비했다고 생각하지만 물론 서방에서도 도움을 줬다”며 ‘서방 국가’로 미국과 영국을 지목했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 등이 전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의 특수 부대도 이것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저녁 사건 발생 이후 우크라이나는 이번 테러 연루 의혹을 여러 차례 부인해 왔다. 미국 역시 테러 발생 보름 전인 지난 7일 모스크바 테러 공격 가능성을 러시아에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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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이번 테러에 대한 경고가 사전에 있었고 자신들도 자체 정보로 테러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음을 인정하지만, 정작 테러가 발생하자 책임을 다른 쪽으로 돌리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보르트니코프 국장은 지난해 10월 옛 소련 10개 공화국으로 구성된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보안국 국장 회의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의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이 6500명 이상의 조직원이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근거지인 아프가니스탄을 넘어 러시아에 대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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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보르트니코프 국장은 26일 미국의 ‘테러 경고'을 확인했지만 이는 ‘일반적인 성격의 정보’라는 주장을 내놨다. 아울러 그는 “해당 정보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처를 취했지만, 안타깝게도 특정 그룹이나 개인과 관련해서는 당시 테러 정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인 중앙정보국(CIA)와 해외정보국(MI6)이 타지키스탄을 포함한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의 남부 국경에 불안정을 조성할 목적으로 아프가니스탄 쪽에 간섭을 시도하고 있다”며 “두 나라의 정보기관이 아프가니스탄의 여러 주요 지역에서 정보 활동을 복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러 발생 나흘이 넘으면서 사건의 전말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 정보 당국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테러범들은 저녁 6시45분께 공연장 인근에 도착했다. 이후 관객들이 가장 밀집하는 공연 시작 직전까지 현장에서 대기하다 저녁 7시58분 본격적인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우선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한 뒤 크로커스 공연장으로 진입해 약 13분간 범행을 이어갔다. 이 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경찰 특수부대는 총격 시작 뒤 1시간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았고, 현장에 도착한 뒤에도 30분 이상 건물 진입이 지연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작 경찰이 현장에 진입했을 때, 테러범들은 이미 공연장을 떠난지 한참 지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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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범들은 현장에서 탈출한 뒤, 2007년식 흰색 르노 챠량을 타고 러시아를 벗어나려 했다. 이들은 결국 5시간 정도 뒤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 지대에서 붙잡혔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에는 모스크바에만 22만1천대의 폐회로 카메라(CCTV)가 설치됐고, 상당수가 안면인식 기술을 갖추고 있는데도 용의자들이 5시간 넘게 운전하며 달아날 수 있었다”며 “이들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갈림길 근처에서 붙잡혔다. 푸틴 대통령은 테러 발생 다음 날인 23일 내놓은 테러 관련 첫 발언에서 용의자들이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꺼내 들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