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아프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국립공원의 여성 출입을 막는 명령을 내렸다.
27일 영국 비비시 등은 탈레반이 최근 아프간 중부 바미얀주에 있는 반드에아미르 국립공원에 여성이 방문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이 국립공원은 해마다 수천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이며 사파이어 빛깔의 푸른 호수와 우뚝 솟은 절벽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다. 2009년 아프간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은 특히 가족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탈레반 1차 정권 붕괴 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집권 시절인 2013년 이 국립공원은 처음으로 여성 산악 대원 4명을 채용해 변화의 상징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번 금지령은 탈레반이 2021년 아프간을 재장악한 뒤 가장 최근에 추가한 여성 억압 정책이다. 탈레반 권선징악부 장관 대행이 이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여성들이 히잡을 올바로 착용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나타낸 뒤 이런 조처가 발표됐다. 모하마드 칼레드 하나피 탈레반 권선징악부 장관 대행은 “여성에게 관광은 필수 사항이 아니다”며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여성들의 출입을 금지할 것을 성직자와 보안기관에 요청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 조처에 대해 “여성을 공적 영역에서 몰아내기 위한 조직적 노력의 가장 최신판”이라고 짚었다.
2021년 8월 미군 철수 뒤 아프간을 재장악한 탈레반은 여성들의 중고교·대학 교육을 차례로 금지했고 국제기구 취업도 막았다. 목욕탕과 체육관 출입금지에 이어 올해엔 미용실 영업과 이용 금지령까지 내렸다.
휴먼라이츠워치의 활동가 헤더 바는 가디언에 “탈레반이 다음에는 숨 쉬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성들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 과장된 것처럼 들렸지만, 실제로 여성들이 야외에서 자연을 즐기는 것을 막으려는 일까지 일어났다”며 “모든 가정이 감옥이 되면서 여성에게 벽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UN) 특별 조사위원인 리처드 베넷은 소셜미디어에 “이슬람 율법 샤리아와 아프간 문화를 따르기 위해 여성들의 반드에아미르 공원 출입을 막는 게 왜 필요한가”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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