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탕카멘 단검
투탕카멘 단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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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숨져 ‘비운의 파라오’로도 잘 알려진 이집트 투탕카멘의 단검이 외계로부터 온 운석에서 추출한 철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단검은 본격적인 철기 시대가 시작되기 전인 고대 이집트에서 만들어져, 그 제조 과정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투탕카멘의 단검을 연구하던 이탈리아와 이집트 과학자들은 검의 성분이 이집트 홍해 인근에서 발견된 ‘카르가’라는 운석들과 유사한 성분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가디언> 등 외신들이 2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엑스선 형광분석기를 통해 검을 구성하는 물질을 분석했는데, 코발트나 고농축 니켈 등이 발견됐다. 이후 연구진은 이집트 홍해 인근 2000㎞ 안에서 발견된 운석들의 성분과 단검의 성분을 대조했고, 그 결과 외계에서 떨어진 ‘카르가’ 운석과 유사한 성분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고대 이집트인들은 고급 장식품이나 예식품을 만들 때 운석에서 추출한 철에 큰 가치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지난달 31일 발간된 <운석학과 행성학> 학술지를 통해 발표했다. 투탕카멘의 단검은 1925년 고고학자인 하워드 카터에 의해 3300여년 전에 지어진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발견됐다. 이 단검은 녹이 잘 슬지 않는 철로 만들어졌는데, 고대 이집트 시기에는 제철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학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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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고대 이집트인들이 금속을 다루는 기술이 월등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청동기 시대에 살았던 투탕카멘은 철광석 물질을 다룰 수 있는 숙련된 제철 기술자들을 부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밀라노 폴리텍 대학의 다니엘라 코멜리 물리학 교수는 <디스커버리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투탕카멘의 단검은 고대 이집트와 지중해 지역에서 활용했던, 금속을 다루는 기술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사진 <비비시>(BBC) 누리집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