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스타’ 청년 우파 정치인으로 꼽히는 찰리 커크의 암살 사건 이후 미국 워싱턴 정가에 안전과 경호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커크의 피살은 정치적으로 양극화가 심화한 미국 사회에서 암살과 같은 극단적인 폭력 행위가 언제 어디서든 발발할 수 있다는 점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에 대한 비밀경호국(SS)의 경호가 강화됐고, 연방의회 의원들은 야외 행사를 실내로 옮겨 치르는 등 위협 요인 최소화에 나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람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의 홈 경기에 경호 인력이 확충돼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를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에 착수했다.

한편,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우익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 사진을 공개하며 행방을 쫓고 있다. 용의자는 커크가 앉아 있던 야외무대에서 약 200야드(약 180m) 떨어진 맞은편 건물 옥상에서 총을 발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대학교 소속 경찰관 6명과 커크의 개인 경호팀이 있었지만, 저격을 막지는 못했다. 그는 트럼프의 재선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이디 밴스를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추천해 사실상 부통령으로 만들어냈고, 젊은 남성들의 트럼프 지지를 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밤 백악관 집무실에서 찍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영상에서 커크에 대해 “진실과 자유를 위한 순교자”라며 “지금껏 젊은이들한테 그처럼 존경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급진 좌파”가 “테러리즘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잔혹 행위와 다른 정치 폭력에 기여한 모든 이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저녁 6시까지 모든 미국 국기를 조기로 게양하도록 명령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