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아마존웹서비스의 AI 데이터센터에서 한 직원이 일하는 모습. REUTERS 연합뉴스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아마존웹서비스의 AI 데이터센터에서 한 직원이 일하는 모습. REUTERS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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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에 역사상 전례 없는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거품’ 논쟁도 지속되고 있다. 인공지능 개발업체 쪽엔 ‘수익화 지연’ 위험이,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쪽은 막대한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와 금리상승 위험에 따른 외부자금조달 제약 가능성이 구조적 위험으로 제기된다.

현재 인공지능 서비스 이용량과 매출은 급증하고 있지만 데이터센터 비용에 견줘 수익화 수준은 여전히 저조한 편이다. 지난해 인공지능 서비스 시장 전체 매출액 추정치는 310억달러(약 45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15일 세쿼이아 캐피털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연간 구축·운영비용은 2025년 기준 3875억달러(약 560조원)로 추정된다. 지속적으로 영업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매출총이익률을 50%로 가정할 경우, 요구되는 매출 규모는 7749억달러(약 1120조원)에 달한다. 그만큼 추가 자금조달 의존도가 높다는 뜻이다.

수익화가 지연돼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경우 컴퓨팅 수요 감소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초기 대규모 적자로 인해 외부자금 조달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신생 인공지능 업체(오픈에이아이, 앤트로픽 등)에는 ‘투자자금 유치 불확실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한국신용평가가 내놓은 ‘인공지능 투자 확대국면에서 구조적 위험과 전이 경로 점검’ 보고서는 “이런 자금조달 제약은 재무여력이 충분한 빅테크보다는 오픈에이아이·앤트로픽 같이 유동성이 미흡한 신생 업체에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건이 악화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 등 대형 기술기업이 합병에 나서며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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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컴퓨팅 수요에 발맞춰 데이터센터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합산 자본지출 규모는 올해만 5650억달러(약 819조원)로 추정된다. 2024~2025년 자본지출 합계액(5200억달러)보다 많다. 여기에 메타의 인공지능 투자 계획까지 포함하면 올해 자본지출 규모는 6900억달러(약 1천조원)에 달한다.

이처럼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되면서 외부자금 조달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클라우드 빅테크 5개사(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오라클·메타)의 2025년 회사채 발행액은 930억달러(약 135조원)로 2024년 대비 5배 증가했다. 모건스탠리는 2025년~2028년 글로벌 데이터 센터 건설에 2조9천억달러(약 4205조원)의 투자가 필요한데, 대형 클라우드 업체의 자체 현금흐름 외에 최대 1조5천억달러(연평균 3750억달러)의 추가 외부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규모 외부자금 조달이 불가피한 클라우드 업체로서는 금리 상승 위험 등 자금조달 환경에 점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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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개발업체의 ‘수익화 지연’이 지속되고 클라우드 서비스업체의 외부자금조달 제약에 따른 투자 수요 둔화는 곧바로 반도체 업체에 ‘수주량 감소’ 위험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신평은 “인공지능 투자 수요가 급감할 경우엔 이미 수주한 반도체 물량까지 취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그동안 수주해 확보한 물량에 맞춰 생산능력 확장을 진행해온 경우 고정비 부담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