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영훈국제중학교의 입시 비리 사건에 휘말린 삼성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부정입학한 정황이 있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매주 수요일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장단회의 브리핑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인용 사장이 나서 그룹내 이슈에 대해 질문을 받았지만 29일에는 상무급이 대표로 나왔다. 그룹 쪽은 이 사장에게 외부 약속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항상 수요일 오전에는 따로 약속을 잡지 않는 것이 관행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러 자리를 피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곤혹스러운 셈이다. 그룹 쪽은 이재용 부회장 자녀 입학 건과 관련된 질문에 “저희가 대답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브리핑을 서둘러 끝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의 자녀와 관련해서는 “가족 문제이기 때문에 자세히 알 수가 없다”고 설명중이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아들의 영훈국제중 입학이 아버지쪽 보다는 어머니쪽의 입김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 아들이 영훈초등학교를 나오고 친구들이 영훈국제중에 많이 진학하는 것을 보고 본인이 그곳에 가고싶다고 졸랐다는 것이다. 국제중은 일반 전형의 경우 3배수를 뽑아 추첨을 하는 방식으로 입학이 결정나는데, 탈락의 위험을 피하고자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에 넣는 무리수를 뒀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미 사배자 전형에 넣었다는 것 만으로도 도덕적 비난의 여지가 큰데 부정입학 의혹까지 불거져 나오면서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도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올해가 삼성 창립 75주년,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 신경영선언 20주년 등 삼성으로서는 경사가 잇따라 잔치를 벌여야 하는 판에 이런 악재가 터졌다는 것이다. 특히 6월7일은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선언 20주년 기념일로, 삼성 내부로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 날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