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 충전 중이에요.’ 서울 서초구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1층 로봇 스테이션에 세워진 로봇 화면에는 이런 문구가 떠 있었다. 이곳에는 로봇 4대가 나란히 충전 중이었다. 바로 옆 라운지에서는 임직원들이 노트북을 펼쳐두고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1년11개월에 걸쳐 새롭게 단장한 양재사옥 로비에서는 사람과 로봇이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현대차·기아는 14일 서울 양재사옥 새 단장을 마치고 조경 관리용 관수 로봇과 배송 로봇, 의전·보안용 로봇 등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바뀐 공간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5개 공용층, 3만6천㎡규모다. 축구장 5개 면적에 이른다. 현대차는 이 공간을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머물며 소통하는 광장이자 새로운 영감과 자극을 주는 곳으로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임직원 전용 공간으로 외부인 출입은 제한된다.
현대차그룹이 이 공간에 부여한 또 다른 의미는 ‘인간 중심의 피지컬 인공지능(AI)’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국 디지털 매체 세마포와 한 인터뷰에서 “로보틱스와 피지컬 에이아이는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를 넘어 진화하는 과정의 중심”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제조 시설에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한 바 있다. 양재사옥 로비에 설치된 로봇 스테이션과 3종 로봇은 이런 미래 전략을 임직원이 일상적으로 접하게 하는 장치인 셈이다.
정 회장은 양재사옥이 일종의 피지컬 인공지능 실험장으로 기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임직원들이 로봇을 보면서 회사가 가는 방향에 공감할 수 있고, 로봇 활동에 대한 장단점과 개선점도 얘기해주면 (회사가)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이곳에서 조경 관리용 관수 로봇(달이 가드너)과 배송 로봇(달이 딜리버리), 의전·보안용 로봇(스팟) 등 3종의 로봇 5대를 가동하고 있다. 스팟은 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에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자율주행 모듈을 장착했다. 로보틱스랩 보안용 로봇 담당 연구원은 “오전 8시30분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스케줄에 따라 자율주행으로 순찰한다”고 설명했다.
달이 가드너는 공간을 3차원으로 인식해 식물과 흙, 화단을 구분하고 로봇팔로 필요한 위치에 물을 뿌린다. 이날 오후 1시께 충전을 마치고 나온 이 로봇은 임직원들이 앉아 있는 소파 앞 식물에 물을 주고 있었다. 팔을 좌우로 흔들며 물을 분사한 뒤 위아래로 세 번 탁탁 흔들어 물기를 털어 내는 모습이 실제 조경사의 움직임과 닮아 있었다.

달이 딜리버리는 1층 카페에서 각 층 픽업존까지 음료를 나른다. 임직원이 앱으로 음료를 주문하면 로봇이 이를 수령해 주문자가 희망하는 위치로 배송한다. 최대 16잔까지 동시에 나를 수 있고, 주문자 얼굴을 인식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이들 로봇은 배터리 충전량이 부족하면 로봇 스테이션에서 스스로 충전하고,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1~3층까지 이동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얼굴인식 시스템 ‘페이시’와 통합 관제 시스템 ‘나콘’도 사옥 인프라에 적용했다. 로봇 관리자는 나콘을 통해 로봇의 위치, 상태, 충전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활동 스케줄 조정과 위치 제어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로봇이 편리함을 제공하는 다양한 공간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하영 기자 yhy@hani.co.kr













![[단독] “투표용지, 선거인 100% 인쇄”…선관위, 국조특위에 대책 보고](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701/53_17828614065589_20260701500255.webp)













![[단독] ‘폭염 사각지대’ 장애인 온열질환 ‘예방·건강 매뉴얼’ 만든다](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628/53_17826382889819_20260628501991.webp)






![<font color="#FF4000">[단독] </font>전 지작사령관 “윤석열, ‘한동훈은 조부 때부터 빨갱이’라고 해”](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701/53_17828903162629_20260701502986.webp)
![<font color="#FF4000">[단독]</font> 베트남전 전시 팻말에 ‘거짓’ 포스트잇 붙인 활동가 약식 기소](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701/53_17828933562674_20260701503352.webp)



![<font color="#FF4000">[단독] </font>종합특검, 윤영호 내일 첫 소환…‘통일교 도박수사 무마’ 의혹](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49/149/imgdb/child/2026/0701/53_17828940760113_20260427502733.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