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세종청사 모습.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세종청사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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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주요 사건의 ‘중간 조사결과’를 공개하기 시작하고 이런 절차를 공식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차원인데, 위원회 최종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공정위 설명을 들어보면, 공정위는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하는 심사보고서 송부 사실을 공개할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조만간 공표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최근 사회적 관심도 등 내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부 사건에 대해 심사보고서 송부 사실을 공개하고 있는데, 이 절차를 아예 공식화하겠다는 취지다. 지난달 20일 밀가루 담합을 시작으로 건설사들의 산업안전 관련 부당특약, 전분당 담합까지 세 건의 심사보고서 송부 사실이 공개됐다.

이전까지 공정위는 1심 판결에 해당하는 전원회의·소회의 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건 내용을 비공개했다. 공정위는 사무처가 사건을 조사하고 심사보고서를 작성해 이를 해당 기업에 보내고 위원회에 상정하면, 위원장과 상임위원 등이 참여하는 전원회의·소회의에서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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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심사보고서 공표를 확대하는 이유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이라며 유럽연합(EU) 등 국외 경쟁당국에서도 심사보고서를 공개하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앞서 “국민의 알 권리 강화, 사건 절차의 투명성 제고 등이 심사보고서 송부 사실 공개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한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들이 심사보고서의 제재 내용·수준이 과하고 업계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식의 여론전을 벌이는 경우가 있다. 공정위는 심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관련 언급을 할 수 없어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정위에 ‘빠른 사건 처리’를 강조하고, 담합 사건을 놓고 공정위와 검찰이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밀가루 담합 등은 공정위 조사와 검찰 수사가 함께 이뤄졌는데 검찰이 먼저 기소하면서 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검찰 성과를 격려하기도 했다.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담합 사건 등에서 검찰이 공을 독차지하고 공정위는 한발 늦은 것처럼 비치는 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도 주요 사건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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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의결이 나오기 전 혐의를 공개하면 기업의 방어권이나 공정위 의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의 공소 사실과 같은 심사보고서 공개 만으로 일방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혐의 공개 자체만으로 기업은 국민의 부정적인 인식 등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볼 수 있고, 위원회의 자유로운 논의에도 지장이 있을 수 있다”며 “최종 결정이 아닌 혐의 수준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공개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