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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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화위복은?

2030을 위한 한겨레만의 재테크 콘텐츠입니다. 믿을 수 있으면서 친절하고 재밌는 콘텐츠를 지향합니다.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돈을 아끼고, 모으고, 불리는 일이 수월하고 재밌어지도록 쓸모 있는 정보를 피부에 와닿게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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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 3줄 요약>

• 저축은 경쟁이 아니다.
• 저축은 가장 확실하고 안전하게 목돈을 모으는 방법이다.
• 재테크의 시작은 선 저축, 후 지출이다.

✔친구에게서 낯선 사람의 향기가 난다

안녕하세요. 한겨레에서 금융업계를 취재하는 기자 남지현입니다. 지난 ①남들은 얼마나 저축하고 살까?에서는 통계로 20∼30대의 평균적인 저축 수준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통계도 좋지만 주변 사람들은 월급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래서 확인해봤습니다. 주변 지인들의 가계부를 살펴봤죠. 아래는 그 결과입니다.(친구들 고마워)

①연봉 4천만원대: 30살 중소기업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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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ㄱ은 상여금을 합하면 4천만대 연봉(세후 기준)을 받습니다. 급여의 약 64%(210만원)를 저축과 투자에 할애합니다.

통신비가 들지 않다시피 하는 건 부지런히 알뜰폰 요금제를 갈아타면서 신규 가입 무료 혜택을 받은 결과라고 합니다.

②연봉 2천만원대: 31살 공기업 재직

ㄴ은 현재 본가에서 지내며 한 공기업에서 계약직으로 일합니다.

결혼 자금을 모으기 위한 적금에 붓는 10만원을 포함해 총 70만원을 매달 저축하고 있습니다. 또 지출을 최소화해 남는 돈은 비상금 통장에 모아둔다고 합니다. 고정적으로 월급의 33%를 저축하고, 쓰고 남는 돈까지 합치면 매달 최대 소득의 57%를 저축하는 셈이네요.

③연봉 8천만원대: 32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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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ㄷ의 연봉은 약 8325만원입니다. 성과급을 제외하면 월 평균 실수령액은 550만원 정도입니다.

이중 300만원을 저축하는데, 매달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예금에 300만원을 새로 얹어 다시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일명 ‘예금 풍차돌리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합니다. 연금저축펀드를 통해 상장지수펀드(ETF)·주식에도 한달에 30만원씩 투자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요? 괜찮습니다. 차근차근 다룰거니까요. 지금은 ㄷ이 월급에서 고정적으로 약 60%를 저축하고 있다는 것만 이해하면 됩니다.

✔반성은 짧고 굵게, 좌절은 금지

혹시 다른 사람의 소득 수준이나 저축 비율에 되려 주눅 드셨다면,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저축하는 이유에 대해 잠시 생각해볼까요?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고 원하는 삶에 가까워지고자 돈을 모읍니다. 옆 사람과 ‘누가 누가 더 돈 많이 모으나’ 대결을 하는 게 아니죠. 친구가 돈을 나보다 많이 모았다고 내가 모은 돈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각자 인생에서 원하는 것이 다르므로 필요한 돈도 다릅니다. 나에게 행복한 인생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에 맞춰 필요한 만큼 목표를 세워 돈을 차근차근 모아 나가면 됩니다.

각자 출발선이 다르다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확실한 건 나의 재무 상태를 제대로 알고, 계획을 세워 성실하게 저축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 첫 걸음을 ‘쩐화위복’이 함께 할게요. 우리 같이 배워가요. (함께 해주실 거죠...?)

✔저축말고 투자만 하면 안 될까?

‘요즘 같은 투자의 시대에 저축으로 어느 세월에 돈을 모으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갈 길이 머니 지름길을 택하고 싶은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재테크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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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런 뉴스 보신 적 있나요? 은행원 말만 믿고 고수익 고위험 상품에 덜컥 큰 돈을 넣었다가 원금을 날린 사람들이 시위를 벌였다던가, 특정 주식을 산 개미들의 곡소리가 이어진다든가 하는 뉴스요.

경제부에 있다보면 심심치 않게 이런 소식을 전하게 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건 투자의 성패를 예측하는 일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죠.

투자 성패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만약 주식에 투자했다면, 내가 산 회사의 실적은 물론이고 그 회사가 속한 업계의 업황부터 금리, 환율, 물가 등 국내외 경제를 관통하는 거시 경제적 변수가 주가에 영향을 줍니다. 고려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보니 주가가 언제, 얼마나 오르고 내릴지 예측하는 게 그만큼 어렵죠.

그렇다보니 투자를 할 때 어느 한 상품에 가진 돈을 몽땅 넣는 건 위험합니다. 투자는 원금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고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에 돈을 넣는 일입니다. 온전히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일에 가진 돈을 모두 넣는 건 도박과 다름 없겠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넣지 말라’는 말도 이런 이유에서 여러 상품에 돈을 나눠 넣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어느 한 곳에서 손실이 나도 다른 곳에서 나는 수익으로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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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과 투자를 함께 해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금·적금처럼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낮아도 원금 손실 위험이 없는 금융 상품에 돈을 넣으며 꾸준히 저축하는 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하게 목돈을 모으는 방법입니다. 저축 없이 투자만 한다면 목돈 모으는 기간을 단축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이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큽니다.

이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재테크 전문가들은 저축과 투자를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축을 통해 우선 목돈을 모은 뒤, 이 돈을 투자로 불려가는 게 재테크의 일반적인 방법이죠.

✔재테크의 시작은 저축하고 남은 돈을 쓰는 것

소득 수준도, 재테크 스타일도 제각각인 위의 세 사람도 모두 저축과 투자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공통점도 있는데요, 그건 바로 월급에서 저축과 투자를 먼저 하고 남는 돈을 쓴다는 점입니다. ‘선 저축, 후 지출’은 재테크의 기본입니다. 쓰고 남는 돈을 저축해서는 계획적인 저축이 어렵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선 저축, 후 지출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굳은 의지만 갖고는 안 됩니다.

선 저축, 후 지출은 한 마디로 정해진 예산 안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려면 우선 매달 고정 수입과 지출은 어느 정도인지, 매달 달라지는 생활비 속에서 내가 과도하게 돈을 쓰는 부분은 없는지 점검해봐야 합니다. 그래야 생활비 예산을 짤 수 있기 때문이죠.

다음 편에서는 우리집 예산 짜는 법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③회에서 이어집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