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니까 청춘이다. 다시 봐도 기만적인 말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억수씨 작가의
억수씨의 작품은 더는 고용이 보장되지 않고 대학을 나온다고 희망찬 미래가 펼쳐지진 않는 동시대의 구체적인 암울함을 배경에 둔다. <연옥님이 보고 계셔>에서 주인공 정수의 아버지는 경제난과 함께 실직하고, 병에 걸려 일하지 못하는 어머니를 둔 <오늘의 낭만부>의 은래는 학비를 벌기 위해 학교 사무국장 일을 하고 밤에는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생존의 문제 앞에서 청춘이나 희망은 쉽게 부정된다. 아버지가 주유소에서 모욕을 당하는 것을 보고 이성을 잃었던 정수는, 분노 이후 할 수 있는 것이 없자 쉽게 무기력한 삶을 선택하고, 삶의 무게에 짓눌리던 은래는 “호랑말코 같은 궤도에 진입하고 싶어서 이 아름다운 청춘에 그렇게 열심히 사는 거냐”는 혁집의 말에 주먹을 날리고 만다.
다들 행복해지고 싶지만 동시대의 한국은 청춘에게도 희망을 쉽게 허용해주지 않는다. <연옥님이 보고 계셔>는 이 난제를, 그럼에도 너는 괜찮다고 더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끌어안아주는 가족과 연인, 친구를 통해 좁은 범위로나마 풀어낸다. 현학적이었던 <오늘의 낭만부>는 작가 스스로 후기에서도 밝혔지만, 실패적이었다. 낭만을 외치는 주인공 혁집은 정작 낭만이고 뭐고 아등바등 살아야 하는 다른 청춘을 제대로 공감해주지 않고, 은래의 문제는 보험금 1억원을 남기고 죽은 어머니를 통해 해결된다.

위근우 매거진 <아이즈> 취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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