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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개발 등 국가 사업 참여…건축 인생·최근 구상 집대성
“세종시~연평도~원산 잇는서해안 벨트로 갈등 풀어야”

“낙동강을 훼손하면 역사와 지리가 저주를 내릴 것이다.”

서울 예술의 전당을 비롯해 1970~80년대 수많은 국가 하드웨어 개조사업에 참여했으며, 건축 수출의 길도 개척한 한국 대표 건축가의 한 사람 김석철(67·사진)씨가 40여년 도시 건축 세계를 종합하고 최근 구상까지 더한 증보판 <여의도에서 4대강으로>(생각의나무)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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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밝힌 ‘김석철식 4대강 살리기’는 그 구상의 스케일이나 목표, 철학부터 독특하다. 예컨대 1969년 여의도 계획과 한강 마스터플랜에서 시작해 40여년 계속되고 있는 그의 한강 프로젝트는 남북을 아우른 한반도 통합을 전제로 한다. 한강과 서해를 잇는 ‘제3의 길’을 만들고, 개성~서울~수원~인천을 아우르는 어번링크(urban link)를 구축하며, 추가령구조곡을 통해 원산으로 이어지는 운하 회랑지대까지 염두에 둔 원대한 구상이다. “연평도도 이대로 두면 이런 일(남북 무력 충돌)이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세종시에서 연평도를 포괄하는 대구상을 통해 풀어가야 한다.”

그가 작업중인 설계도를 보자. 새만금과 군산·익산·전주를 묶은 지역·도시연합이 부여·공주·세종시를 중심으로 대전·청주까지 묶는 연합으로 이어지고, 다시 수원~서울~인천의 대권역과 연결된 다음 북상해서 한강하구 권역으로 가서 서쪽으로는 북방한계선(NLL)을 타고 연평도, 동북쪽으로는 개성을 거쳐 평양으로, 비무장지대를 거쳐 원산으로 이어지는 여러 색깔의 점과 선, 면들이 선명하다. “사람들은 구상을 말로만 떠들지만 나는 그 구체적인 방안까지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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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일제 때 해군은 원래 목포~신의주를 잇는 서해 개발을 염두에 뒀으나 육군의 부산~신의주 육로 축이 중심이 되면서 한반도의 운명이 바뀌었다. 앞으로 남북 통일도 백두대간 쪽을 축으로 삼아서는 어렵다. 서해 쪽 벨트로 가야 한다.”

특히 그는 “낙동강 본류에는 절대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강과 달리, 도처가 상류이고 수원(水源)이 동서로 분산된데다 본류와 지류가 독립적인 낙동강은 무엇보다 굴곡이 심해 주변 풍경이 아름답고 강물의 자연정화 기능이 뛰어나므로 “운하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그의 신조다. 그는 낙동강의 중상류지역에 지속 불가능한 오염원인 산업단지를 만든 것부터 잘못됐다며, 이를 두루 살리는 길은 너비 4~5미터·깊이 2미터 정도의 소규모 운하를 낙동강을 따라 서쪽에 따로 건설해 공단 도시들과 하구를 잇는 것이라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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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와 강을 구분하지 못하고, 또 서로 전혀 다른 강들을 4대강이라는 이름 하나로 묶어 획일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것은 독재적이며 정치적 목적을 앞세운 곡학아세”라고 그는 비판했다. 그는 새만금을 끼고 있는 금강권은 새로운 백제권 도시연합을 형성해서 중국과 연결하면 ‘환경보호냐 지역개발이냐’의 해묵은 논란까지 해소하는 윈윈 전략을 펼칠 수 있다고 했다. 영산강은 섬진강과 연결하고 지리산·다도해·광역 바다도시권까지 포함하는 “지구 어디에도 없는, 바다와 산이 함께 어우러진 세상”을 만들어 산업·휴양·관광을 통합, 중국·일본까지 상대하는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10여년 전부터 암 투병을 계속해왔지만 10년쯤 더 일하며 “한반도와 한민족의 도시와 건축을 인류의 상형문화로 남기고 싶다”는 그의 목소리엔 여전히 힘이 넘쳤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사진 아키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