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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2’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2’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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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MBC)이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카지노’를 티브이(TV) 최초로 방영한다. 지상파 콘텐츠가 열세인 상황에서 인기가 검증된 오티티(OTT) 드라마를 편성해 시청률 확보와 비용 절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오티티 재방송 채널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문화방송은 ‘카지노’를 오는 4일부터 금토 드라마 시간대에 특별 편성한다. 검증된 작품을 엄선하는 전략적 큐레이션을 통해 시청자의 콘텐츠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카지노’는 우여곡절 끝에 필리핀 카지노의 전설이 된 차무식(최민식)이 일련의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은 후 생존과 목숨을 걸고 게임에 복귀하는 이야기다. 2022년 12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시즌1과 시즌2로 나눠 공개했다.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 연출에 최민식의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무빙’과 함께 디즈니플러스 최대 흥행작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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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의 오티티 오리지널 드라마 방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무빙’ 또한 지난해 12월22일부터 문화방송에서 방영된 바 있다.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20부작 시리즈로, 2023년 8월 공개 당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지난 5월14일부터 은퇴한 축구 선수들이 뭉쳐 케이(K)리그 현역에 도전하는 내용의 쿠팡플레이 축구 예능 ‘슈팅스타’를 편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오티티 플랫폼에서 이미 방영된 콘텐츠를 지상파 방송에서 다시 방영하는 것은 수익성을 고려한 안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보고서’를 보면, 오티티 이용률은 2022년 72%, 2023년 77%, 2024년 79.2%로 매년 높아지는 데 비해 지상파 방송 이용률은 2022년 90.7%, 2023년 86.9%, 2024년 85%로 하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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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드라마와 예능의 성공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오티티에서 이미 인기가 검증된 콘텐츠를 방영함으로써 화제성과 시청률을 잡으려는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드라마와 예능을 다시 편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도 제작비가 안 든다는 이점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상파 드라마가 위기인 상황에서 자체 제작한 드라마가 실패할 때의 타격이 너무 크다”며 “리스크가 적은, 이미 성공한 작품들을 틀어주는 것이 하나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 오티티를 구독하지 않는 지상파 방송 시청자들에게 새 콘텐츠를 소개해주는 효과도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내부에선 반발이 일기도 한다. 특히 ‘카지노’ 편성으로 자사 드라마 ‘판사 이한영’의 편성이 밀리게 되면서 문화방송 드라마국 피디 등은 지난 4월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들은 “협의 없는 일방적 통보도 중대한 문제지만, 이 결정은 당초 제작 예정이던 드라마를 내년으로 미루는 방식으로, 올해 예산의 흑자를 인위적으로 달성하려는 의도이기에 그 심각성이 더욱 크다”고 비판했다. 또 “엠비시(MBC)는 디즈니플러스의 재방송 전문 채널이 되려고 하는가”라며 반발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