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 ‘윈디데이’ 뮤직비디오 갈무리. WM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마이걸 ‘윈디데이’ 뮤직비디오 갈무리. W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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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화에서 말했듯, 팬 사인회에서 내 순서를 기다리면서, 한 사람 한 사람 순환하는 절차 속에 나 자신을 끼워넣으면서, 내 앞 사람이 내 최애에게 애교를 시키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엄청난 무력감을 느꼈다.

내 사랑이 앨범 몇 장이라는 단위의 돈으로 환산되어 짜부라지는 느낌이 들었고, 내가 성산업의 수많은 구매자들 중 한 명처럼 전락한 기분이 들었고, 나를 그렇게 전락시키는 최애가, 나와 몇 마디밖에 나눠주지 않고 떠나는 최애가,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최애가 미워지기도 했고, 이런 미움을 느끼는 나 자신도 미웠고, 그 모든 것이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선사했다.

정말 이런 방식의 사랑밖에 없는 걸까? 돈의 논리 속에서 최애도 나 자신도 불행해지는 사랑. 사랑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 오히려 내 사랑을 더럽히는 사랑. 이렇게 모멸적이고 고통스러운 방식이 아닌 사랑은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