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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면>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1926~1956)의 새로운 전집이 나왔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맹문재 안양대 교수가 펴낸 <박인환 전집>(실천문학사)이 그것이다.

박인환 전집으로 가장 최근의 것은 2006년 8월에 나온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예옥)으로 도서수집가 문승묵씨가 엮은 책이었다. 맹 교수의 전집은 기존 전집에는 들어 있지 않았던 시 한 편과 번역시 한 편, 산문 등 모두 15편을 새롭게 발굴해 실었다.

새 전집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박인환이 김경린, 김경희, 김병욱, 임호권과 함께 만든 동인지 <신시론>(산호장, 1948)을 발굴해서 거기 실렸던 박인환의 시 <고르키의 달밤>을 포함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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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起伏)하던/ 청춘의 산맥은/ 파도 소리처럼 멀어졌다// 바다를 헤쳐 나온 북서풍/ 죽음의 거리에서 헤매는/ 내 성격을 또다시 차디차게 한다//(…)// 새벽이 가까웠을 때/ 해변에는/ 발자국만이 남아 있었다//정박한 기선은 군대를 끌고/ 포탄처럼/ 내 가슴을 뚫고 떠났다”(<고르키의 달밤> 부분)

이 작품과 함께, 역시 박인환이 작성한 <신시론>의 후기, <버지니아 울프, 인물과 작품> <중공군 서울 퇴각?> <칭기즈 칸> 등의 산문과 번역시 <도시의 여자들을 위한 노래>(알렉스 컴포트 지음)가 박인환의 작품 목록에 새롭게 적을 올렸다. 반면, 그동안 박인환이 쓴 것으로 알려져 온 <얼굴>과 <술보다 독한 눈물>은 출처가 불분명해서 박인환의 작품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전집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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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엮은이 맹 교수는 박인환의 등단 연도와 매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지금까지 박인환은 1946년 <국제신보>에 시 <거리>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지금의 <국제신문>의 전신인 <국제신보>는 1947년 <산업신문>이라는 제호로 창간되었으며 1950년 8월에 <국제신보>로 이름이 바뀌었다. 따라서 ‘1946년 <국제신보> 등단’은 재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맹 교수는 “아마도 박인환을 몇 차례에 걸쳐 비판한 김수영의 영향 탓인 듯, 박인환은 그동안 ‘명동 댄디 보이’ 정도로 폄하되어 왔다”면서 “그러나 박인환은 해방에서 전후에 이르는 시기에 가장 강렬한 현실의식을 보인 시인의 한 사람으로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