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이란혁명, 그리고 미국의 오판 | 스콧 앤더슨 지음, 이재황 옮김, 책과함께, 4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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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4~6주면 끝난다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담한 미-이란 전쟁은 5개월이 지나도록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마두로 체포작전 성공에 고무된 트럼프가 이란을 얕본 치명적 오판이 결국 미국과 세계를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 미국의 이란에 대한 오판의 역사는 유구하다. 오늘날 미-이란 관계를 만든 더 치명적인 오판은 이미 반세기 전에 있었다.

1977년의 이란 왕정은 세계 5위로 불리던 강력한 군사력, 초강대국 미국의 확고한 지원을 바탕으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국가로 보였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에 이란 혁명이 성공하며 절대 군주 샤는 망명객이 됐고, 망명 중이던 성직자 호메이니가 신정 체제의 지도자가 된다. 미국이 핵심 동맹을 가장 위험한 적으로 바꿔 놓은 출발점이 1979년이다.

‘1979년 이란혁명, 그리고 미국의 오판'은 샤, 지미 카터, 호메이니 세 인물을 중심으로 이란 붕괴의 원인과 혁명의 과정을 추적한다. 혁명은 필연이 아니었다. 샤와 미국이 일찍 궁정 밖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샤의 근대화 정책은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동시에 빈부 격차와 부패, 정치적 억압, 급격한 서구화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 신호는 무시되었고, 미국과 샤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권력의 오만과 정보 왜곡, 반복된 오판과 주저, 근거 없는 낙관이 겹치며 왕정은 붕괴했고, 이는 미 대사관 인질 사건과 양국의 적대 관계로 이어졌다. 책은 권력의 오판이 어떻게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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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