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사랑

최은미 작가가 5년 만에 펴낸 단편집. 노동쟁의로 고문당한 탄광촌 여성의 평생 묻어둔 공포가 불현듯 새어 나오기까지(‘김춘영’), 갓 싹튼 여성의 이성애 감정이 공포와 분노로 전복되기까지(‘무장하는 날’) 가만히 긴장을 높인다. 대비하듯 형상화하는 ‘다른 사랑’의 의미.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등 7편의 맥락이 그러하다.
문학동네, 1만7500원.
♦ 민 킴

“다리 밑에서 주워 온 우리 아이들 10명은 한국을 떠나 파리를 거쳐 덴마크로 보내졌다”고 첫쪽을 채운 한국계 덴마크 작가 에바 틴드의 2024년 장편. 실제 여자아이 둘이 입양된 뒤 30년 지나 다시 만난 얘기에 토대했다. 입양의 깊고 오랜 상처를 고발하는 틴드는 사실 ‘고아’도 아닌데 입양이 되었다고.
허여 셀린느 옮김, 산지니, 2만5000원.
♦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올해 등단 30돌을 맞은 작가 신승철의 장편. 마케팅 성과 압박을 받는 직장인 석 과장은 입양한 딸과의 갈등을 가정 안에서 감당해 간다. 두 갈래 사정은 작가의 말마따나 “순수문학과 자기계발서의 결합”을 시도한 결과다. 경쟁과 생존, 입양과 파양, 직장과 가족이 안팎으로 맞물려 써나간 중년의 성장 서사.
잉걸북스, 1만6000원.
♦ 호피무늬 모자

프랑스 작가 안 세르(66)의 2008년 장편. 43살에 목숨을 끊은 파니, 그와 수십년 우정과 사랑을 교감해 온 “화자”의 서술이 이야기를 이끈다. 그를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심지어 “의사처럼 (그의) 모든 것을 기록했다” 할망정, 화자가 ‘호피무늬 모자’를 쓴 여자를 내면의 페르소나로 둔 파니에 닿을 수 있을까.
송원경 옮김, 문학동네, 1만6800원.
♦ 인간의 목소리

프랑스 전방위 예술가 장 콕토(1889~1963)의 대표적 희곡. 붉은 방에서, 살해당한 듯 그러나 죽지 않은 한 여성이 수화기 너머로 토해내는 감정의 격류로 전개된다. 1인 배우, 단일 공간, 1막극이라는 형식은 “기교와 장식을 걷어내고, 정제된 언어를 통해 진실한 감정에 다가가고자 했던 것”이라고 번역가 신유진은 썼다.
알마, 1만6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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