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국내 최초로 진행한 습지플라나리아류 연구에서 신종 21종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신종은 강원도·경상북도의 습기 많은 울창한 산간 지역에서 관찰됐다.
습지플라나리아류는 편형동물에 속하는 무척추동물로 서식지의 습도·온도 등 환경 변화에 민감해 환경지표생물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는 브라질 대서양 열대우림 보존 등에 이 생물을 활용하고 있다. 대부분 크기가 30㎜ 이상이며 몸은 좌우대칭으로, 화려한 몸 색깔과 무늬를 지녔다. 일부 종은 살아있는 개체의 머리가 화살촉 모양이다. 점액의 접착력 및 소화 특성을 사용해 지렁이, 달팽이 등 다른 무척추동물을 잡아먹는 포식자다. 환경지표생물이란, 특정 지역의 환경 조건·생태계 건강 또는 오염 수준을 측정하는 척도가 되는 생물을 말한다. 예컨대 하루살이, 강도래 등 수서곤충의 서식으로 수질을 모니터링하거나 이끼류·갈조류로 대기오염을 알아보는 식이다.
습지플라나리아류는 전 세계에서 약 900여 종이 기록돼 있으나 국내에서는 지금껏 공식 기록이 없었다. 이에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국내 습지플라나리아류의 종 다양성을 파악하기 위해 2020년부터 현장 조사를 진행해 강원도 태백·영월, 경북 문경 등의 산간 지역에서 습지플라나라이류 표본 21종을 확보했다.
이후 브라질 상파울루대 페르난도 카르바요 교수와 협력해 각 표본에 대한 형태·유전자 분석을 수행한 결과, 이들이 신종임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 11월 국제학술지 ‘동물학’(Zoologia)에 실렸다. 생물자원관은 올 상반기 안으로 국명을 부여해 국가생물종목록에 싣는다는 계획이다.
도기용 생물자원관 다양성보전연구실장은 “우리나라는 산간 지역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습지플라나리아류 서식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지역이 많다. 앞으로 미조사 지역을 중심으로 후속 연구를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