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조의 북한도 이날 평양에서 문인국의 결승골로 난적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누르고 2승1무1패(승점7)를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서 남북한의 본선 동반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이란은 3위(1승3무 승점6)로 처졌다. 테헤란/연합뉴스
같은 조의 북한도 이날 평양에서 문인국의 결승골로 난적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누르고 2승1무1패(승점7)를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서 남북한의 본선 동반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이란은 3위(1승3무 승점6)로 처졌다. 테헤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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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미래’ 기성용(FC서울)과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해냈다.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완벽한 동점골 합작이었다. 적지 승리를 노렸지만, 승리 못지않게 값진 무승부였다. 아시아 축구의 강호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았다.

허정무 감독의 축구대표팀이 11일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13분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에게 먼저 골을 내줬으나 박지성의 통쾌한 헤딩골로 1-1로 비겼다. 한국은 2승2무(승점8)로 선두를 지켰고, 이란은 1승3무(승점6)로 북한(2승1무1패 승점7)에도 밀리며 3위로 떨어졌다. 한국의 이란과의 역대전적은 8승6무8패가 됐다. 테헤란 원정경기 무승 징크스(2무2패)를 깨지 못했지만 불만은 없었다.

아시아와 중동을 대표하는 전통적인 맞수인 데다, 조 선두가 걸린 자존심 싸움. 간간이 비가 내렸고, ‘한국에 지옥을 경험해주겠다’던 10만 관중석은 다 차지 않았다. 하지만 안방 관중의 함성은 적지임을 실감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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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대표팀 기성용이 11일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원정 4차전 후반 35분
한국축구대표팀 기성용이 11일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원정 4차전 후반 35분

시작부터 이란의 공세가 이어졌다. 전반 1분, 6분을 두고 터진 이란의 위협적인 슈팅이 한국 골문을 향해 날아들 땐 바짝 긴장했다. 몸이 굳었던 한국 선수들은 중반부터 서서히 기동성을 높여 나갔다. 허벅지 부상에서 회복한 ‘중원사령관’ 기성용이 핵이었다. 최전방 이근호(대구)-정성훈(부산)은 상대의 에워싸기 수비로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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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기성용은 프리킥과 구석차기를 도맡아 하며 반격의 리듬을 이끌었다. 전반 40분에 교체돼 들어온 염기훈(울산)이 곧이어 날린 왼발 직접슈팅은 경기 분위기를 한국 쪽으로 끌어왔다. 이란의 특급 문지기 메디 라마티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골망 구석을 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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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들어 이란이 다시 흐름을 잡았다. 후반 13분 네쿠남의 첫 골이 터졌다. 네쿠남은 벌칙구역 왼쪽 앞에서 얻은 프리킥을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운재(수원)가 몸을 날렸으나 왼쪽 귀퉁이를 향한 공을 쳐내기에는 부족했다.

선제골을 허용한 한국은 마음이 급했지만 전열을 가다듬고 역공에 나섰다. 기회는 후반 35분에 찾아왔다. 킥 능력이 부쩍 향상된 기성용이 조연이었고, 박지성이 주역이었다. 기성용은 상대 벌칙구역 오른쪽 앞을 파고들며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서 찬 공은 강하게 뻗으며 이란 골대 오른쪽을 향했고, 문지기 라마티가 순간적으로 쳐냈지만 쇄도하던 박지성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기성용의 슛이 예리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골문을 향해 돌진한 박지성의 무던함과 결정력이 더욱 훌륭했다. A매치 75경기에 출장한 박지성의 10호골.

균형을 잡으며 한숨을 돌린 한국은 기세를 올리며 공세를 강화했다. 후반 39분에는 박지성을 빼고 박주영(AS모나코)을 투입하며 추가골까지 노렸다. 그러나 더 이상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박지성의 헤딩골로 연결되는 프리킥을 강하게 작렬시키고 있다.  테헤란/연합뉴스
박지성의 헤딩골로 연결되는 프리킥을 강하게 작렬시키고 있다. 테헤란/연합뉴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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