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산재 신청을 취하하는 대가로 산재 노동자 유족과 합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청문회에서 “조사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쿠팡이 산재 은폐를 했는지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31일 국회 청문회에서 “쿠팡이 산재 신청을 철회한 과정을 보면 조금 일반적이지 않다”며 “전문가가 불러준 대로 쓴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산재 은폐 여부에 대해) 조사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도 밝혔다. 이는 앞서 한겨레가 보도한 2020년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인천4센터 계약직 노동자 ㅅ씨 유족이 산재를 신청했다가 취하한 사건과 관련해,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산재 은폐로 보인다”고 질의한 데 따른 것이다.
노동부는 김 장관의 답변처럼 쿠팡과 씨에프에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등을 대상으로 산재 은폐가 존재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소방청의 협조를 구해 119신고·출동 내역을 확인하고, 노동부에 제출된 산업재해조사표·중대재해 발생보고, 근로복지공단의 요양·유족급여 신청·승인내역,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등을 대조해 보고되지 않거나 은폐된 산재가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실제로 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 1월27일 이후 쿠팡, 씨에프에스, 씨엘에스의 사망사고는 23건에 달하지만 산재신청은 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겨레가 쿠팡 전 시피오(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를 통해 확보한 쿠팡 내부 전자우편과 근로복지공단이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 등을 보면 ㅅ씨 유족은 2020년 11월 노무사를 통해 씨에프에스에 산재 신청에 필요한 자료 제공을 요청했지만 정작 ㅅ씨에 대한 산재 승인 여부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 한겨레가 입수한 씨에프에스의 내부문건을 보면 ㅅ씨에 대해 보험사가 유족에게 사망보험금과 ‘허혈성 심장질환’ 진단금을 지급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이날 청문회에서 박대준 전 쿠팡 대표에게 산재 은폐 여부를 묻자 박 전 대표는 “산재 신청은 근로자분께서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걸 저희가 은폐하라고 지시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은폐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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