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키스탄 야당 지도자 베나지르 부토(54) 전 총리가 27일 자살폭탄 공격을 받아 숨졌다. 부토 전 총리의 폭살로 중동과 서남아 전역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은 중대한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부토 전 총리는 이날 펀자브주 라왈핀디에서 내년 1월8일 총선에서의 지지를 촉구하는 유세를 벌인 뒤 현장을 떠나던 중 자살폭탄 공격을 당했다고 파키스탄 최대 방송 <지오티브이>가 보도했다. 이 공격으로 부토 전 총리를 비롯한 20여명이 숨졌다. 자베드 치마 내무부 대변인은 부토 전 총리가 파편을 맞아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폭탄 테러 직전 부토를 겨냥한 총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토의 안보보좌관 레만 말리크는 “폭탄 테러범이 유세를 하던 부토 전 총리의 목과 가슴에 총을 쏜 뒤 스스로 폭탄을 터뜨려 자살했다”고 말했다. 테러 직후 부토는 라왈핀디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이내 숨을 거뒀다. 부토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 관계자는 “(부토가) 오후 6시16분께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군 고위관계자 역시 부토의 사망을 확인했다. 폭탄테러 직후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고위급 긴급회의를 소집했다고 파키스탄 국영방송이 보도했다.
부토는 1970년대 파키스탄 핵개발을 주도한 민족주의자 줄피카르 알리 부토 전 총리의 딸로, 아버지가 군사쿠데타로 실각하고 처형당한 뒤 89년 뒤를 이어 이슬람권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됐다. 그는 군사정부로부터 부패 혐의를 받아 8년 동안 영국에서 망명생활을 하다 지난 10월 귀국해 내년 1월의 총선을 준비해 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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