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막을 내린 MBC 수목드라마 '궁'은 부진을 겪고 있는 MBC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은 구세주와 같은 존재였다. 이에 MBC는 4부 연장과 함께 시즌2 제작을 결정하기도 했다.
MBC로서는 유일한 시청률 20%대 프로그램이었던 '궁'의 종영이 아쉬울 법도 하다. 그리고 '궁' 이후 누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어떤 성적을 거둘지도 관심사다.
후속작은 양동근과 한가인이 주연을 맡아 5일부터 방송되는 'Dr. 깽'이다. 연출은 '맛있는 청혼' '네 멋대로 해라' '나는 달린다'의 박성수 PD, 극본은 '사랑한다 말해줘' '피아노' '봄날'의 김규완 작가가 맡았다.
'궁'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일단 양동근의 존재가 그렇다. '네 멋대로 해라' 이후 첫 드라마 출연인 그는 중학교 중퇴 학력의 깡패 강달고 역을 맡았다. 한가인이 상대 역 김유나로 등장한다. 극중 말괄량이 의사인 그는 가짜 의사 행세를 하던 달고를 우연히 만나 사랑을 느끼게 된다.
두 사람의 만남과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추적과 탈출 과정의 서스펜스와 버무려진 코미디 속에서 가슴 아픈 사랑이 시청자들을 흔들 듯하다. 'Dr. 깽'은 '궁' 후속이지만 2002년 여름 방송된 '네 멋대로 해라'와의 비교가 더 자연스럽다. 박성수 PD와 양동근의 재회 때문이다.
제작진은 '네 멋대로 해라'의 속편처럼 비치지 않을까 오히려 부담스러워 한다. 이에 이런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설정을 변경하기도 했다. 방송이 시작되면 새로운 매력으로 사랑받을 것을 자신하는 분위기.
하지만 박성수 PD와 양동근의 강한 개성을 감안하면 '네 멋대로 해라'의 잔영을 완전히 지우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열혈 팬들에게 열광적인 사랑을 받았던 '네 멋대로 해라'에 대중성을 더해 흥행작이 될지 주목된다.
양동근과 한가인 사이에 '그린로즈'와 '안녕하세요 하느님'에 출연한 이종혁이 야망을 가진 검사 석희정 역을 맡아 삼각관계를 이룬다. 그 외 박시은, 오광록, 김학철, 최재원, 조미령, 김정태, 김혜옥, 하석진 등 조연진도 탄탄하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