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카인드 한국판 창간호
편집부 엮음, 바른번역 옮김/바다출판사·1만5000원

유명인의 일상을 다루는 가십, 다이어트, 뷰티, 자녀교육, 연애 상담…. 이른바 ‘여성지’라고 불리는 잡지들에 가득한 기사들은 대부분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표지에 나온 연예인들과 같이, 쉽게 가질 수 없는 미모와 재력을 삶의 이상향으로 상정하고, 여기에 이르기 위해선 끊임없이 나를 다그치고 지갑을 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여성지들. 이런 여성지의 반대편에 서 있는 여성지가 나왔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서 2014년 창간된 계간지 <우먼카인드>(womankind)의 한국판 창간호가 발간됐다. 제호는 ‘인류’를 뜻하는 영어 단어 ‘맨카인드’(mankind)를 비튼 말이다. 한국판 편집부는 “여성의 목소리로 말하고 여성의 눈으로 새로운 가치를 읽어내는 문화 잡지”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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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는 ‘모티베이션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여행, 독서, 고독이 우리 삶에 일으키는 놀라운 변화를 이야기한 글들을 담았다. 또한 매호 한 나라를 선정해 그 나라의 예술가, 작가, 평범한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데도 지면을 상당 부분 할애하는데, 창간호에선 터키를 찾아간다.

일러스트 카트린 웰츠스타인. 우먼카인드 한국판 편집부 제공
일러스트 카트린 웰츠스타인. 우먼카인드 한국판 편집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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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필진의 글도 실린다. 창간호엔 이다혜 <씨네21> 기자가 좋은 책과 여행이 가능하게 하는 충만한 삶(‘나를 만드는 법’)을, 김하나 작가는 겸손을 버리라는 통쾌한 제안(‘우리에겐 겸손할 권리가 없다’)을, 송아람 만화가는 현실에 짓눌렸던 창작자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장마’)를 썼다.

<우먼카인드>는 광고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기사로 열등감과 불안감을 자극한 뒤, 페이지를 넘기면 등장하는 광고를 보고 소비로 이어지게 하는 전통적인 여성지의 흐름을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자리엔 대신 아름다운 일러스트나 예술작품, 사진들이 삶의 지침이 되는 잠언들과 함께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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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구독 1년 5만원, 2년 10만원. 구독 문의 www.womankind.co.kr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