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파링
도선우 지음/문학동네·1만3500원
장태주는 공중화장실에서 태어났다. 엄마는 그해 봄 이제 막 열일곱 살이 된 여자아이였다. 태주는 보육원에서 자랐고, 주먹을 썼다. 그래서일까. “우주에서 가장 불길한 기운을 타고났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장편소설 <스파링>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권투 이야기로, 태주가 권투선수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보육원, 권투, 성장담…. 모두 익숙한 소재이기에, 작품의 성패는 깊이와 핍진함에 달려있을 것이다. 작품은 제22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했으며, 권말에 실린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에 나온 대로, 일정한 수준에 올라있다.
애초 태주는 덩치가 작고 소심했으며 숫기도 없었다. 먹이사슬의 최하층에 존재하는 왕따 소년이었을 뿐이다. 그러다 학교에서 자신이 돌보던 새를 괴롭히다 죽인 동급생에게 날린 주먹은 태주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선천적으로 강한 주먹을 갖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세상 사람들의 위선을 확인한 태주는 나쁜 사람이 돼간다. 그러나, 세상의 구조적 폭력은 너무나 거대하고, 억울하게 소년원에 갇힌다.
이 부분에서 소설은 후반부로 건너뛴다. 소년원의 ‘담임’은 태주의 속을 꿰뚫어 보고, 폭력을 다스리는 길을 알려주면서 권투선수의 길을 제시한다. 태주는 한 걸음, 한 걸음, 챔피언의 꿈에 다가선다.
권투에서 호흡이 중요하듯, 소설 문장도 단단한 호흡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의 지적처럼 소설 중간의 급격한 단절, 익숙한 전개는 한계로 보인다. ‘지식인의 폭력성’ 등 탁월한 지적도 있지만, 폭력의 구조가 여러 군데에서 너무 쉽게 얼굴을 내민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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