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
이인우 지음/책세상·1만8000원
공자전
시라카와 시즈카 지음
장원철·정영실 옮김
펄북스·1만6000원
“2500년 전 중국에서 태어난 한 사람의 일생처럼 인류 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예도 없을 것이다.” 20세기 저명한 중국사가인 미국의 헬리 글레스너 크릴이 쓴 <공자: 인간과 신화>의 첫머리를 장식한 글이다.
공자는 인간을 중심에 놓고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평생을 바쳤다. 그는 약육강식이 판치던 춘추전국시대에 명왕(눈 밝은 군주)을 찾아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려고 했다. 천하의 영재를 가르쳐서 사대부를 양성한 뒤 세습귀족을 대체하는 계급혁명을 꿈꿨다. 그는 14년 동안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녔으나 그를 받아들이는 곳은 없었다. 오히려 세상 사람들로부터 “그 불가능한 일인 줄 알면서도 할 수 있는 것처럼 나대는 그자”(<논어> ‘헌문’ 14장), “초췌한 모습은 마치 상갓집 개와 같다”(<사기> ‘공자세가’)라는 비웃음만 샀다. 이에 공자는 “나는 다만 세상의 변화를 나 몰라라 하는 고루한 선비가 되고 싶지 않을 뿐이다”(<논어> ‘헌문’ 34장)라고 반박한다.
<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와 <공자전>은 ‘지금 왜 다시 공자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미완의 혁명으로 끝난 공자의 덕치주의가 오늘에도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공자가 살았던 시대처럼 분열과 갈등의 대란 속에 놓인 오늘에도 공자의 사상은 현대의 모순을 해결하는 데 귀중한 길잡이라고 말한다.
현직 언론인 이인우씨가 쓴 <삶의 절벽…>은 ‘이생’이라는 가공의 인물을 등장시켜 소설로 풀어 쓴 공자 입문서이다. 현대인 ‘이생’이 어느 날 갑자기 공자의 시대로 떨어져 공자와 제자들이 주유천하하던 시절과 공자의 만년, 죽음을 지켜본 회고록이다. 지은이가 2013년부터 월간지와 인터넷 사이트에 다달이 연재한 칼럼 ‘이인우의 소설 논어 명장면’을 추려서 책으로 냈다.
<공자전>은 한자학 권위자이자 ‘현대 일본의 마지막 석학’이라 불리는 시라카와 시즈카가 공자에 대해 신선하면서도 깊이 있게 쓴 평전이다. 2004년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세상을 바꾸리라>라는 이름으로 출판돼 “공자는 무당의 사생아이고, 유가 사상의 근원은 샤머니즘에서 찾을 수 있다”는 도발적인 내용으로 화제가 되었다. 그 뒤 절판된 것을 경남 진주에 있는 30년 역사의 책방 진주문고가 발굴해, 당시 역자인 장원철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와 제자 정영실 경상대 한문학과 강사가 다듬어 옮겼다.
지은이는 공자와 유교의 사상이 출발부터 반체제적이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공자가 추구했던 이상이나 그를 따르던 제자와 공문 무리들이 어떻게 성장해나갔는지, 그것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안내하고 있다. 중국 고대사회에 관한 문자학과 문헌학과 문화인류학 등 저자의 방대한 지식이 놀랍다.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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