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근현대,
개념으로 읽다
이경구 외 지음/푸른역사·1만5000원
<레버넌트>로 88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영화를 찍은 2015년은 유사 이래 가장 더웠다. 우리는 눈을 찾아 남극으로 가야 했다. 기후변화는 지금 발생하고 있다. (…) 오염 주범이 아닌, 모든 인류를 옹호하는 리더를 지지해야 한다. 환경의 영향에 취약한 수십억 경제사회적 약자를 위하여.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을 위하여.” 그는 이 수상 소감으로 일약 ‘개념 있는 배우’가 되었다.
<한국의 근현대, 개념으로 읽다>는 이용후생, 철학, 자강, 공화, 민주주의, 아메리카 등 6개의 개념, 즉 키워드로 한국 근현대사를 꿴다. 디캐프리오가 거론한 기후변화가 지구적이라면 이 책의 키워드는 한반도에서 유효하다. 조선 실학자들이 근대를 꿈꾸며 유학에서 재발견한 개념 ‘이용후생’, 여명기 근대 학문의 서막을 연 학문인 ‘철학’, 일본 지배하에서 미래를 꿈꾸게 한 구호 ‘자강’, 독립한 새나라가 지향해야 할 정체인 ‘공화’, 해방 뒤 정치 지향에 따라 변주된 ‘민주주의’, 해방·한국전쟁·광주항쟁 과정에서 애-증 사이를 널뛰기한 ‘아메리카’ 등은 한국 150년 역사를 지배한다. 책은 이들 개념이 어떻게 번역·수용되며 ‘지금 여기’ 한국의 상황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생각과 활동에 영향을 끼쳤는가를 살핀다. 이용후생, 철학, 자강, 공화가 과거라면 민주주의, 아메리카는 분단과 직결돼 아직 진행중인 현재다. 방대한 자료에서 키워드를 뽑아내 한눈에 보이도록 체계화한 필자들의 노고가 돋보인다.
주목되기는 민주주의. 해방공간에서 미국과 소련 모두 민주주의를 자처하는데, 미국과 친일세력이 연합하면서 ‘민주주의 대 반민주주의’여야 할 프레임이 ‘민주주의 대 공산주의’로 왜곡돼 현재에 이른다. 정치적으로 민족주의자와 공산주의자, 사회적으로 무산계급과 양심적인 유산계급의 연합을 주창한 백남운의 ‘연합성 신민주주의’에 대한 상술이 인상적이다. 이들 6개 키워드를 꿰면 ‘개념 있는 한국인’이 될 법하지 않은가.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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