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신현림
시인 신현림

시인 신현림이 최근 <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서해문집)를 펴냈다.

그는 원래 미술학도였다. 서양화가 지망생이었던 그는 대학입시에서 수차례 실패한 뒤 디자인과로 진학한다. 6개월 만에 다니던 학교를 때려치우고 다시 국문학과에 입학해 시인이 된다. 시인이 되고 나서도 미술에 대한 갈증은 멈추지 않았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전시회를 돌며 그림을 탐닉했다.

시인은 책에서 자신을 사로잡은 그림과 시를 함께 소개한다. 거기에다 시인의 감성이 살아 있는 해설도 덧붙인다. 발레리나복을 입은 소녀를 그린 드가의 ‘기다림’과 황지우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을 함께 싣고 기다림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식이다. 6일 전화로 만난 시인은 “저를 만든 것이 시와 문학이지만 완성시킨 것은 미술”이라며 “그림과 시 모두 그리움에서 온다. 그래서 어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 동양화를 보더라도 그림 옆에 항상 시가 적혀 있다”며 “예술을 사랑하는 우리 같은 민족에게 시와 그림은 떨어질 수 없는 존재였다”고 덧붙였다. 5년 전 출간한 어린이책 <옛 그림과 뛰노는 동시놀이터>에서도 조선시대 국보급 그림과 동시를 함께 실었다. 책은 60여개의 시와 그림을 실었다. 고흐, 고갱, 뭉크, 모네 등 서양 유명 화가는 물론 이중섭, 오윤 등 한국 대표 화가의 작품들을 책 속에서 감상할 수 있다. 시도 마찬가지다. 백석, 윤동주, 신경림 등 작고·원로 시인의 시부터 김민정, 박소란, 곽효환 등 신예들의 시까지 다양하게 담았다. 사진가로도 활동하는 신현림은 책을 주제로 전시회도 준비하고 있다. 무엇이 그를 미술에 빠지게 했는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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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에 낙방하고 슬픔이 많이 있었죠. 혼자 미술관을 돌며 미친 듯이 그림을 공부했어요. 책은 제가 어느 날 갑자기 쓴 게 아니에요. 미술에 한 맺힌 제가 좋아하는 시와 그림을 하나하나 모은 책이랍니다.(웃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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