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혁명보다 뜨겁고 천국보다 낯선
정승구 글·사진/아카넷·2만2000원

쿠바 사람들은 감미로운 음악에,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반면, 한국인은 열심히 일하지만 행복하다는 사람이 아주 적다. 더구나 쿠바는 미국과 양국에 대사관을 개설하기로 하고 54년 만의 국교 정상화 협상을 마무리했다는 발표가 1일(현지시각) 나왔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라고 하는 북한과 이리도 차이가 날까. 솔직히, 쿠바가 많이 부럽다.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지은이는 쿠바 속으로 깊이 들어갔다. 현지인들과 좌충우돌 부닥치면서 쿠바를 ‘체험’했다. 수다쟁이 현지 가이드, 민박집 아들과 그의 여자친구 등 젊은이들과 사귀고 여행하면서 쿠바인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에 길들여진 우리로선 낯선 여러 모습이 포착된다. 때로 고귀해 보이고, 때로 어리석어 보인다. 또 스페인과 미국의 (신)식민지 시절의 흔적, 체 게바라의 발자취를 쫓아가는 과정은 남미 전체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복원해 냈다. 쿠바에 대해 궁금한 독자들이 길라잡이로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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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과정에서 지은이는 하나의 질문을 갖고 있었다. 쿠바 사람들은 행복한가. 행복하다면 왜 그럴까. 치열한 경쟁과 승자독식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로선 눈여겨볼 대목이 많다. 책은 쿠바의 풍경과 사람들을 포착한 좋은 사진들을 많이 실었는데, 사진설명이 없는 점은 아쉽다. 장소라도 표기를 해뒀다면, 쿠바 (예비)여행객들에게 좋은 정보가 됐을 것이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