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엽아, 언제나 영원히 사랑해故 정유엽

유엽아, 언제나 영원히 사랑해

유엽이 아버지입니다. 유엽이를 허망하게 보내고 대책위와 함께 여러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유엽이가 세싱에 남긴 마지막 말인 "엄마 나 아파" 하는 순간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장면들이 다른 분들에게는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고 염원해 왔습니다.

유엽이는 코로나19가 아니었지만 감염자로 의심되는 과정에서 제대로된 치료도 못받고 비닐팩에 싸여진 채 장례도 제대로 치루지 못했습니다. 유엽이에게 하고 싶고, 못다한 말들이 너무나 많은데 이러한 것들은 이세상이 아닌 다음 세상의 바램이 되어 버렸습니다. 유엽이의 죽음이 어쩔 수 없었던 불행한 가족사로 기록되지 않고 사회가 함께 나서서 개선해야 할 사건임을 분명히 강조하면서 지금까지 견뎌오고 있습니다. 아직도 정부에서는 진상규명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희생자 뿐만 아니라 사회의 불합리한 제도아래 안타깝게 희생된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이러한 아픔을 당한 피해자들에게 행해진 사회적 무관심과 외면은 더욱 깊은 상처가 되어 스스로를 자책하게 만들고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 되어 평생의 한으로 자리잡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다행히 유엽이의 경우는 주변의 많은 분들이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큰 힘과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누구든,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함께 아픔을 나누고 추도하며 상처를 치유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떳떳하게 아픔을 공유하고 치유와 공감의 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엽이의 죽음에 대해 국가와 병원의 법적 책임의 한계를 물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나쁜 선례를 만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유엽이의 죽음을 통해서, 질병 및 재난위기시에 나타날 수 있는 의료공백과 의료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하루빨리 갖춰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유엽이 아버지

7장

유엽아! 잘 잤니? 라는 인사와 함께 너의 사진에 뽀뽀하며 시작하는 일상이 어느덧 3년을 향하고 있어. 하지만 항상 반갑게 대답하던 너의 목소리는 엄마의 머리 속에서만 맴돌뿐 너는 그저 사진속에서 웃고만 있네.

엽아, 너가 미치도록 보고 싶을 때 엄마는 어릴적 너의 일기장을 읽으면서 혼자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단다. 얼마 전 큰형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쓴 일기장을 발견했을 때에는 거의 보물을 찾은 듯 기뻤단다. 20년 전 그 낡은 형의 일기장 속에 너와 형이랑 처음 태동을 통해서 첫인사를 나누었던 장면이 담겨있었기 때문이야. 우리에게 너의 존재는 너무나 소중한 선물과도 같았단다. 오늘 이 자리에서 형과 너의 일기장을 너의 허락없이 공개하려고 하는데 괜찮겠니?

유엽아 부끄러우면 살짝 엄마 등뒤에 숨어도 괜찮아.

엄마의 품은 넓으니까 괜찮아.

엄마는 다 괜찮아.

유엽아, 네가 잠들어 있는 곳에 잠든 때에 맞춰 동백꽃이 활짝 펴 자태를 뽐내고 있었지만 엄마에겐 오히려 너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동백의 눈부신 아름다움도 시리도록 아프단다. 유엽아, 언제나 영원히 사랑해.

-유엽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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