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애도해야 옳은 것인지故 ○○○

어떻게 애도해야 옳은 것인지

두 달 전, 요양원에 계셨던 할머니를 코로나로 인해 보내드렸습니다. 치매를 앓으신 지 10년 차가 되는 해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면회도 못 갔고 그 때문인지 종종 듣는 할머니 소식은 언제나 더 안 좋아졌습니다. 6남매의 어머니이자 17명 손주의 할머니였던 우리 할머니. 요양원 안에서 얼마나 답답하고 외로웠을까요.

할머니와의 기억은 초등학교 저학년 이후로 거의 전무하지만 서른이 넘은 지금도 이따금 떠오르는 따뜻한 기억이 있습니다. 할머니가 2층 주택 집에서 살았던 시절, 할머니랑 자고 싶다고 엄마에게 말해 할머니랑 둘이서 잔 적이 있습니다. 등이 데일 정도로 뜨거운 아랫목에서 두꺼운 목화솜 이불을 덮고 잤던 기억. 새벽녘에 할머니가 아침밥을 하러 일어나 나도 어렴풋이 잠에서 깼지만, 할머니 냄새와 몽롱하고 따뜻한 기분에 다시 잠이 들었던 기억.

해가 쨍쨍한 평일 오후, 장례식장으로 운전하며 가는 길에 조금 소리 내 울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반가운 사촌들도 만났고 생각보다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가족 모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화기애애하게 마무리했는데 어쩐지 마음 한 켠이 가볍지 않습니다.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탓일까요. 가까운 이의 떠남은 처음이라 어떻게 애도해야 옳은 것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한겨레에서 좋은 취지의 기획이 있어 이 기회를 빌려 사연 보냅니다. 저와 비슷한 이별을 하신 분들과 슬픔을 나누고 애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8분이 헌화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