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나면 티격태격, 조용할 날이 없는 아르센 벵거(65) 아스널 감독과 조제 모리뉴(51) 첼시 감독이 이번엔 몸으로 부딪혔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런던 라이벌 아스널과 첼시는 5일(한국시각) 첼시의 안방인 스탬퍼드 브리지 경기장에서 시즌 첫 맞대결을 벌였다. 시작부터 몸싸움이 치열하던 전반 19분 첼시의 게리 케이힐이 아스널의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에게 위험한 태클을 하면서 ‘사태’는 시작됐다.
산체스가 발목을 감싸쥐고 쓰러지자 주전들의 연이은 부상에 골머리를 앓던 벵거 감독이 흥분했다. 그는 항의를 하러 첼시 벤치 쪽으로 다가갔고 모리뉴 감독도 이에 질세라 상대 쪽으로 다가섰다. 벵거가 먼저 모리뉴를 밀쳤고 모리뉴도 지지 않고 ‘당신 벤치로 돌아가라’는 손짓을 하며 대응했다. 대기심이 끼어들었고 주심까지 달려가 둘을 떼어놓고 나서야 상황이 진정됐다. 양팀 감독의 충돌 탓에 경기는 90분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벵거와 모리뉴의 불편한 관계는 오래됐다. 첼시와 아스널이 최근 10년 이상 선두 다툼을 벌인 탓이 크다. 2005년 벵거가 인터뷰 때마다 첼시를 언급하자 모리뉴는 “그는 관음증 환자다. 망원경으로 다른 가족을 훔쳐보는 사람 같다”는 독설을 날렸다.
벵거가 은근히 도발하면 10살 이상 어린 모리뉴가 직설적으로 맞대응하는 식이다. 모리뉴는 지난 시즌 첼시 감독에 복귀했고 지난해 11월 벵거를 향해 “실패 전문가”라고 비난했다. 2위를 달리던 아스널의 벵거 감독이 “모두에게 우승 가능성이 열려 있다. 우승을 놓칠 수 있는 건 오직 선두인 첼시뿐”이라고 자극하자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런 말을 한다”고 비꼬았다. 아스널은 2011년 10월 이후 첼시를 이겨보지 못했다. 이날도 첼시는 에덴 아자르와 디에고 코스타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경기가 끝난 뒤 벵거 감독은 <비비시> 등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산체스의 부상 여부를 보기 위해 가던 길이었다. 작은 충돌일 뿐이며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모리뉴 감독도 “나는 잘못된 행동을 많이 하지만 이번은 아니다. 난 내 구역 안에 있었다. 라이벌 간의 경기는 과열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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