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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스미레 3단. 사이버오로 제공
나카무라 스미레 3단. 사이버오로 제공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이희성 해설위원)

한국에 바둑 유학 온 나카무라 스미레(15) 3단 돌풍이 거세다. 국내 주요 대회인 여자기성전, 여자국수전에 처음 출전했지만 모두 결승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3월 한국에 온 스미레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스미레 3단은 5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9기 하림배 여자국수전 4강전에서 조승아 7단을 165수 만에 흑 불계승으로 제압했다. 결승에 오른 스미레는 최정-김채영 9단의 4강전(7일) 승자와 12~14일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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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레는 앞서 해성 여자기성전 결승 1국(3일)에서 국내 1위 최정 9단을 꺾었고, 9~10일 결승 2~3국을 앞두고 있다. 스미레는 해성 여자기성전 8강전에서 오유진 9단, 4강전에서는 김민서 4단을 물리쳤다. 한국 유학 9개월 만에 여자바둑의 핵심 대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내고 있는 셈이다.

스미레는 이날 여자국수전 4강에서도 시종 주도권을 잡으며 조승아를 압박했다. 두텁게 행마하면서도 효율적인 착점으로 이득을 봤고, 상대 대마를 위협하면서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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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성 해설위원은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16강, 8강, 4강 과정에서 실력이 더 늘었다. 조승아는 까다로운 기사인데, 스미레가 힘으로 격파했다. 바둑 두는 태도나 단단한 모습이 성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높게 평가했다.

나카무라 스미레 3단. 사이버오로 제공
나카무라 스미레 3단. 사이버오로 제공

일본기원 3단인 스미레는 3월 한국으로 넘어왔고, 이후 각종 대국을 통해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한국여자바둑리그 평택 브레인시티의 에이스로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고, 6월에는 국제바둑춘향 선발대회 결승에서 오유진 9단을 꺾고 한국 무대에서 첫 우승을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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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김은지 9단(17)이 여자바둑의 새 강자로 부상하고 있지만, 밝은 기운이 넘치는 스미레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김은지는 여자국수전 16강, 여자기성전 16강에서 탈락했다.

스미레는 이날 대국 뒤 인터뷰에서 “일단 너무 기쁘고요. 오늘은 내용이 좋았던 것 같다”며 차분한 한국말로 소감을 밝혔다. 진행자가 “정리하는 방법이 쉽고 간명해 유리한 바둑을 마무리하는 솜씨가 좋았다. 실력이 늘었다”고 말하자, “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성적이 좋아서 좀 는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