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유력 일간지인 연합보가 17일 대만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취재단이 묵고 있는 부산의 모 호텔을 '색정 호텔', '성애 여관' 등으로 폄하해 물의를 빚고 있다.
연합보는 이날 '대만 기자에 색정호텔 지정'이라는 제목의 APEC 특집 기사에서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선언한 부산시에 특급호텔들이 크게 부족해 대만 기자들은 부산시 관광구내 성애 호텔에 투숙하게 된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여러명의 여성 사진과 전화번호가 인쇄된 전단 사진을 곁들여 "대만 기자단이 투숙한 호텔에 매춘이 성행하고 (호텔내 술집에 근무하는) '제복' 차림의 여성들도 눈에 띈다"고 전했다.
집권 민진당 계열 TV인 민시 등 대만의 일부 TV들도 연합보 기사를 사진과 함께 보도하고 있으며 대만의 일부 언론사들은 17일 이 호텔의 '실상' 취재를 위해 현장으로 달려가는 등 소란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주한 대만대표부 관계자는 "이 호텔을 '성애 여관'으로 묘사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며 선전용 전단이 호텔밖에 부착돼 있다는 점 등에서 볼 때 기사내용이 사실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APEC 기획단 관계자도 "호텔 주변에 이런 명함들을 붙여놨다고 모두 섹스 관련 시설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APEC 행사로 특급호텔이 태부족, 언론인들을 모텔 등 비교적 저렴한 숙박시설로 유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인 다수는 "APEC 행사 취재를 하면서 이 문제와 큰 상관이 없는 것을 주요 기사로 올리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면서 "나도 그 호텔에 묵고 있지만 크게 불편한 것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
(부산=연합뉴스)
[APEC] 일부 대만언론, 한국호텔 ‘섹스여관’ 폄하
호텔외벽 ‘광고사진’ 보고 호들갑…다른 언론 “괜한 생트집이네”
- 수정 2005-11-17 17:06
- 등록 2005-11-17 17:06